| 중앙신문=이종훈 기자 | 며칠 사이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 “김포에 2억~3억원대 20평 아파트가 있다는데 어디인가? 당장 사고 싶다”는 의견들이 쏟아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TV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두고 김포를 비롯한 경기서북부권 지역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토론회 때 이 지사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논쟁을 벌이면서 ‘김포 이런 데는 집값 2억~3억원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김포지역에서 소위 난리가 났다.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대선 후보가 김포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어디에 사는지, 집값은 얼마인지’가 암묵적 계급화로 귀결된 우리사회에서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지역민들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김포지역의 반발 민심이 거세자 민주당에서는 ‘거래대금이 아니라 분양 전 조성원가’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허심탄회하게 ‘잘 몰랐다. 말실수였다’라고 사과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이러한 변명은 기름에 불을 붓는 격이 됐다. 급기야 김포와 인천 검단신도시 지역민들은 13일 ‘김포골드라인 사우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를 성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지옥철인 ‘김포골드라인’에 탑승했던 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회적으로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시민들은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으면서 지옥철인 김포골드라인도 안 타봤다”면서 “이 후보는 어째서 김포를 천대하는가. 그런 마음이 있으니 토론회에서 ‘김포 이런 데는 2~3억이면 산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포는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인구 상승률이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힌다.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2012년 28만명대였지만, 십 년이 흐른 올해 1월 기준 48만6651명의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 두 배에 가깝게 인구가 늘어난 셈이다. 곧 인구 50만명을 돌파해 ‘대도시’ 자격을 얻게 된다.
서울 영등포, 마포, 강서구 등과 인접했고 인천과 생활권이 같은데다 공항이용 편의가 높아 정주여건이 훌륭하며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높이 상승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 후보의 발언이 실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각종 포털의 여당지지 커뮤니티에서는 ‘김포 지역민들의 이기주의’라고 지탄하고 있다. 이는 더 큰 반감을 낳는다. 비판한다고 해서 억누를 것이 아니라 포용하고 화합해야 한다. 이 후보는 이미 같은 당의 남양주시장과도 척을 지고 있어 안팎으로 지탄 받고 있다.
김포시민도 마찬가지고 남양주시장한테도 먼저 손을 내밀어 포용해야 한다. 상대방은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잡을 수 있는 사람들한테 허심탄화하게 사과하고 손을 내밀어보는 것도 절실한 자로서는 전략전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