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허찬회·차영환·김소영 기자 |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숫자가 처음으로 1만명대를 기록한 지난 25일 밤 서울과 경기지역 등 수도권의 주요 도심 거리에는 인파로 북적였다.
정부와 언론 등에서 연일 ‘감염병 비상시국’이라면서 ‘명절 귀성길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는 등 방역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밤거리 현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25~26일 본지 취재진이 서울과 경기지역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도심 지역을 둘러본 결과 늦은 밤까지 거리 곳곳은 인파로 북적였다.
서울 노원역 일대는 이틀 내내 골목마다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 연기를 뿜어내는 이들이 삼삼오오 목격됐다. 이들은 흡연하는 중 거리에 침을 뱉으면서 쉴 새 없이 또래들과 대화를 나눴다. 주변의 아무도 이들에게 ‘마스크를 똑바로 써 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부천 로데오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상가 밀집지역마다 인파로 북적였고 취객들끼리 시비도 이따금 벌어졌다.
오후 9시가 되자 모든 술집들이 영업을 마쳤고 일제히 거리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봇물을 이뤘다. 거리는 흡사 만원 지하철 내부를 연상케 했다.
오후 10시가 넘도록 인파는 줄어들지 않았다.
수원역 일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젊은 남녀들이 문이 개방된 오락실에서 왁자지껄하게 소리치면서 거리로 뛰쳐나오기도 했고, 실내포장마차마다 입장하려는 젊은이들로 줄을 이뤘다.
배달 오토바이가 인파 사이사이로 곡예하듯이 아슬아슬하게 지나쳐갔고, 거리에 꽃을 파는 상인들은 불티나게 성업을 이뤘다.
수원시민 김모(43)씨는 “확진자 역대 최다 기록 경신이라는 소식과 방역대책 강화는 그저 뉴스 속보일 뿐이다”면서 “각 지역별 유흥가에 가보면 음식점마다 만석이라 자리를 찾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햇수로 3년째 지속되면서 젊은이들의 사회 자체에 갑갑증을 느끼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손쉽게 열정을 발산하고 해소할 수 있는 건 밤거리 또래들과의 술자리가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2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국 1만3012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다 확진자 숫자이며 첫 1만명대 수치다. 경기는 4221명, 서울은 3170명, 인천은 879명이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최종 확진자 숫자도 1만명대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