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가득한 ‘짜장면’, 푸짐한 ‘강원도 인심’ 맛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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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가득한 ‘짜장면’, 푸짐한 ‘강원도 인심’ 맛 보실래요”
  • 김선민 기자  jasm8@daum.net
  • 승인 2017.12.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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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여주시 강원도민회 이윤호 회장
숙성된 반죽으로 면을 뽑아낸 이윤호 회장.

| 중앙신문=김선민 기자 | 나눔이 아름다운 것은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에게 행복한 파장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일명 행복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이 파장은 진정한 나눔을 경험해본 사람들만 아는 놀라운 힘이다.

지난 2009년부터 8년째 쉬지 않고 짜장면 봉사를 이어 오고 있는 (사)여주시강원도민회 이윤호 회장과 회원들 역시 나눔의 진정한 힘을 아는 사람들이다.

지난 9일 여주시 점동면에 위치한 '오순절평화의마을'을 찾았다.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짜장을 볶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고소한 냄새를 따라 식당에 들어서자 (사)여주시강원도민회 회원들이 분주하게 짜장을 볶고 면발을 뽑고 있었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음식 자장면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면을 삶고 헹구고 배식까지 완벽히 해내는 강원도민회 회원들.

옛날부터 한국 사람들에게 ‘짜장면’이 주는 어감은 남달랐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생일이나 모임 등 특별한 날만 있으면 늘 등장하던 음식이 짜장면이다. ‘짜장면’은 소중한 사람들과 젓가락으로 싹싹 비벼가며 즐겼던 정겨운 음식이다.

“짜장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치고 짜장면에 얽힌 추억 한 토막쯤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즐겨 찾는 음식이 짜장면입니다. 아마 우리나라 음식 중 짜장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음식도 그리 흔치 않을 것입니다. 우리 강원도민회 회원들이 만든 짜장면도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미소)”

(사)여주시 강원도민회 이윤호 회장은 바쁜 손놀림으로 면을 뽑아내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지워지질 않았다. 회원들 역식 면을 받아 삶고 헹구고 배식까지 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시설 식구들이 정성 들여 만든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순절평화의마을' 식구들이 너무도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자 회원들의 손길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긴 통을 지고 나르고 한쪽에서는 면을 뽑고 춘장을 볶았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민첩한 손놀림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짜장면을 맛본 아이들이 봉사자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으로 작은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회원들은 바쁜 와중에도 일일이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의 마음을 받고 부족한 것이 없나 살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회원은 9명이었지만 회원들은 머뭇거림 없이 척척 손발을 맞춰 약 300인분의 짜장면을 만들고 배식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주방에 많은 인원이 들어올 수 없어서 한 번에 많은 회원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 회원들은 매달 1회~2회 꾸준히 짜장면 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숙련된 모습으로 짜장면 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가끔 회원들이 짜장면 집을 차리자고 농담도 하는데 요즘 고민될 정도로 잘 만들고 있어서 정말로 고민입니다. 하하하”

정신없이 돌아가는 주방이지만 회원들은 늘 미소를 잃지 않는다.

이윤호 회장은 강원도민회 회원들과 매년 6천 그릇의 짜장면을 만든다고 했다. 장애인 시설이나 군부대, 학교 등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짜장면 봉사를 하는데 여주뿐만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실내 주방시설이 없어도 야외에서도 짜장면을 만들 수 있게 설비가 다 준비되어있다. 이윤호 회장이 언제 어디서나 짜장면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이번 짜장면 봉사는 '오순절평화의마을'의 구조상 두 개의 건물을 오가며 짜장면을 만들어야 했다. 면을 뽑는 기계와 주방도구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아침 7시부터 나와 준비한 회원들과 전날 반죽을 미리 준비한 이윤호 회장의 부지런함 덕분에 봉사는 어려움 없이 진행됐다. 시간에 맞춰 배식도 완료했고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그리고 배식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회원들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식은 춘장에 좀 불어버린 면발이었지만 회원들은 여전히 즐거워하며 맛있게 식사를 했다. 시설 관계자가 나와 감사의 말을 건넸지만 회원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더 많은 것을 얻고 같다며 좋은 시간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여주시 강원도민회의 짜장면 봉사는 단순히 음식만을 소외이웃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었다. 남을 돕는 기쁨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고 이웃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의미를 자각하는 만남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봉사였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윤호 회장과 회원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포근하고 따뜻한 하루를 만들어 주었다. 값어치를 환산할 수 없는 마음이 담긴 짜장면, 어찌 이보다 더 귀한 짜장면이 있을까. 정성으로 만든 짜장면으로 풍성한 희망과 따뜻한 행복을 꿈꾸는 유쾌한 시간이었다.

“정말로 작은 노력이고 작은 나눔입니다. 하지만 나누면 커지고 나누면 행복해집니다. 저와 우리 강원도민회 회원들은 이것이 봉사의 참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있고 또 나눔이 필요한 분들이 있다면 (사)여주시강원도민회의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입니다. 늘 열심히 하는 (사)여주시강원도민회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짜장면 봉사를 마친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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