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양기념관 사태 양평군 솔로몬 지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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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양기념관 사태 양평군 솔로몬 지혜 필요하다
  • 양병모 기자  jasm8@hanmail.net
  • 승인 2017.02.0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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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모(국장)

| 중앙신문=양병모 기자 | 구약성서에는 한 아이를 두고 자신이 낳았다는 두 여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스라엘의 제 3대 왕인 솔로몬은 두 여자 앞에 칼을 꺼내 아이를 둘로 나눠 반씩 갖도록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금 양평군은 몽양기념관을 운영권을 둘러싼 (사)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와 깊어가는 갈등의 골을 해결하기 위해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양평군은 마을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로 2011년부터 운영을 하고 있는 기념사업회가 아닌 신원1리 새마을회와 상명대학교 서울 산학협력단을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기념사업회가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 같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수십 년간 연구와 선향 사업을 해 온 결과 몽양기념관을 건립하고 이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기념관 위탁운영자에서 탈락해 안방을 내줘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기념관을 점거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군과 대치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념사업회 입장을 손들어 줄 경우 새마을회와 상명대학교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본인들이 포기할 경우 심사과정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고 계획된 자신들의 사업도 모두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도 이런 이유로 모집 공고와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군이 애매모호한 박물관·미술관 운영조례를 이유로 민간위탁운영자를 선정하면서 스스로 논란의 올가미에 걸려든 결과가 됐다. 군은 지금 솔로몬의 칼이 아닌 양날의 칼을 손에 쥐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이제는 누군가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군의 이런 결정이 단체들의 화를 부추기고 서로 평행선을 긋다 보니 돌이킬 수 없는 길을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기념관 위탁사업은 군에서 선심 쓰는 것도 아니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조례로는 민간위탁업무의 맡기면 기본 취지인 전문성을 달성할 수 없다.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는 위탁운영자 선정에 공정성과 원칙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군의 입장에서 조례를 해석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 수 없어 절충안을 내놓지 못하는 군의 고충도 이해한다. 기념관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5년 동안 기념 사업화와 수차례 만나 개선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했기 때문에 아쉬운 점도 있지만,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차라리 양측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했다면 군이 지금이라도 원칙을 세우고 원칙대로 밀고 나가는 게 맞다. 지금은 누군가 출혈이 있어야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다면 군이 출혈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가장 주요한 것은 피해를 보는 쪽에 진심 어린 사과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위탁 공모가 공정성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 앞으로는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군이 우리는 적법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보다 책임을 지고 모두가 수긍하는 행정을 군민이 바라는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는 아이를 두 동강으로 자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사랑하는 진짜 부모를 찾아주기 위한 것이다. 군도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담긴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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