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매몰처분 관리지침 보완·점검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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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매몰처분 관리지침 보완·점검 서둘러야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19.11.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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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상류 일부가 피로 물들어 이 지역 주민들이 아연실색(啞然失色) 했다.

연천군이 지난달 12일부터 ASF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약 16만 마리를 매몰처분 한 돼지에서 나온 핏물이 강으로 흘러들어 생긴 일이다.

그래서 이 지역 주민들은 침출수가 자칫 근처 상수원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군은 당초 매몰 대신 고온 처리하는 렌더링 방식을 추진했었으나, 서둘러 처리하라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시에 따라 매몰처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매몰지를 찾지 못하고, 사체를 담을 용기 제작까지 지연돼 민통선 안에 약 4만여 마리의 돼지 사체가 수북이 쌓이는 과정에서 침출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그 동안 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역의 모든 돼지를 매몰처분하는 방식을 실시해왔고, 그 과정에서 돼지 사체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2차 피해가 발생한 사례다.

이 뿐 아니라, 매몰처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 중 또 한가지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사체처리 지연으로 불결한 환경에서 고통을 받은 것이다.

주민들은 매몰처분 주변에서 풍기는 엄청난 피비린내와 썩는 악취가 진동하는 것도 고통이지만, 주민들의 건강과 침출수 유출로 식수원이 오염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뒤늦게 수습에 나선 농식품부는 긴급 행동지침에 따라 매몰 조치를 하고, 합동 점검반을 꾸려 매몰지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연천 살처분 돼지 침출수 유출과 관련해 하천의 수질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관계부처와 지자체의 조치사항을 직접 확인키 위해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살 처분 돼지 침출수가 유출된 마거천이 임진강에 합류하기 전 300m 지점인 매몰지에서 하천길을 따라 약 13km 떨어진 상수원 보호구역 시작점에서 환경부 직원이 직접 수질을 측정했으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침출수가 확인됐던 마거천은 연천군에서 유출된 침출수를 확인한 즉시 준설차로 흡입해 공공처리장에서 처리했다.

이에 따라 침출수가 유출돼 고여 있던 매몰지 인근 마거천 최상류 지역의 물은 매우 맑은 상태로 아주 깨끗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주민은 매몰지 주변 지역은 침출수가 도랑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만든 저류조가 설치돼 있다현재 저류조에 핏물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태는 연천군이 지난 10ASF의 차단을 위해 지역 내 모든 돼지를 살 처분 하는 특단의 조치를 실시하면서 대기 중인 차량과 야적된 돼지 사체에서 침출수가 유출돼 화근(禍根)이 됐다.

김 장관은 매몰지 침출수 유출 여부를 연천군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비가 올 경우 하천이나 도로로 침출수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사전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매몰지가 야생동물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울타리를 조속히 설치하고, 악취발생과 비 피해를 방지키 위해 비닐하우스와 배수로를 설치조성하는 한편 청소와 소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린 발생 지역에 대해 초기방역 단계부터 적극적인 예방적 매몰처분에 나선 것은 필요한 조치일 뿐 아니라, 매몰 전 반드시 선행됐어야 할 일이었다.

그래서 발병 때부터 매몰처분에 이르기까지 축산관리 농가와 주민 등이 아무 불편 없이 모든 수순을 신속하고, 깔끔히 처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병에 걸리지 않은 가축에 대한 예방적 매몰처분을 할 때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따라서 정부는 엄청난 양돈농가 피해와 인근 주민들의 고통을 동반한 사태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하고, 세밀한 관리지침의 보완 및 점검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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