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8.21 수 20:20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칼럼]지역화폐 양평통보 도입 600년전 “조선통보” 발행한 양평주전소 “기묘한 인연”
  • 중앙신문
  • 승인 2019.05.09 13:31
  • 댓글 0
박현일 (양평군의회 의원)

한반도에서 철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B.C 3세기 말∼B.C 2세기 초로 알려져 있다.

대륙에서 철기문화가 전래되면서 성읍국가(城邑國家)가 형태의 정치세력 집단이 점차 교환이나 외부의 적에 대한 공동방어를 목적으로 ‘연맹체’를 이루었으며, 이것이 ‘소국’으로 발전되어 하나의 국가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양평을 비롯한 한강유역에는 지금으로부터 2300년전인 B.C 4세기경 성읍국가 형태의 진국(辰國)이 성립되어 중국까지 널리 알려졌으나 B.C 2세기 말 위만조선과 중국 한(漢)나라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자 위만조선 유민집단에 진국으로 대거 유입하면서 철기문화를 중심으로 한강유역에는 마한연맹체에 속한 10여개의 ‘소국’이 성립되었다.

이때 양평에는 일화국(日華國)이 존재했으며, 이후 하남위례성을 거점으로 한 백제에 편입된다. 그런데 한반도 최초의 철기유적이 양서면 대심리 주거유적에서 발견되어 양평이 철의 주산지였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양평과 인근 가평읍 마장리에서 발견된 철기유적은 철 주산지로써 한강유역의 최초 국가 성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 틀림 없다.

그렇다면 양평에 철을 생산ㆍ가공한 역사기록은 없을까? 문헌상에 최초로 확인되는 것은 고려말 정부가 필요로 하는 ‘탄환’을 만들기 위해 설치한 철장(鐵場)이다. 고려사(권56, 지10, 지리1)에 공양왕 3년(1391)에 지평현 경계에 철장을 설치하고 감무를 배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세종실록지리지(권148, 지평현편)에는 ‘지평현에 철이 많지 않으므로 철장을 폐쇄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철의 주산지 혹은 무기제련소로서 역할과 기능은 이후 다시 부여된다. 조선 초기인 문종 실록(권3, 원년9월19일)에 보면 조선 중기 이후에는 무기제조소이자 철의 산지로서 중앙정부가 양근지역을 크게 의식하게 된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인한 피해가 극심했던 1601년(선조 34년)에 도체찰사 한음 이덕형은 ‘양근에 주조해 놓은 여러 가지 철환(포탄)이 수십만개가 있는데 차차 수송해서 긴급한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소서’하면서 국가방위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선조실록 권135, 34년3월18일)

양근ㆍ지평일대가 철의 산지이자 철환이 제조되었던 장소였음은 18세기 이후에도 확인된다. 즉 1716년(숙종 42)에 민진형이 말하기를 ‘무기공급이 매우 어렵습니다. 지평의 둔전안에도 철맥이 있으니…’ 라는 기록이 숙종실록(권58, 42년 12월1일)에 보인다.

양평에서 철이 생산된 곳은 어디였을까.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옛 지평지역인 지제면 옥현2리 갈골이라고 하며, 지금도 철 찌꺼기가 발견되고 있다. 현재 지제면 옥현2리 19번지 일원에서 확인된 야철지는 옥현리 광양마을 서낭당 골짜기에 형성된 계단식 경작지 중간부분으로 해발 396m의 배미산 남쪽 산록으로 철재가 수북히 쌓여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 병기창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곳은 옥현리 산 28번지 야산으로 광양저수지 남쪽에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망미리쪽으로 넘어가는 옛길 고개마루 못미쳐서 소나무숲 가운데 철재무더기가 쌓여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 조선시대 주전소가 있었다고 전한다. 양평지역 철기유적은 철기시대부터 최소한 조선 숙종(1716)때까지 2000년 이상 지속된 야철유적인 만큼 역사적인 사료가치와 보전이 절실하다는 각계의 지적이다. 분명한 것은 철기시대이후 18세기까지 약 2000년동안 양평지역이 한반도 철 주산지였으며, 무기 제작소 였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19일 양평군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양평통보를 발행했다. 양평통보가 발행되기 600년전 조선시대 초기 조선통보가 양근지방에서 발행됐다면 역사의 기이한 인연인가?

양평에 중앙정부의 화폐를 제작했던 주전소(엽전제작소)가 설치시기는 분명치 않으나 조선전기 이전부터 가동중이었음은 확실하다. 조선시대에 동전을 주조하기 위해 중앙의 관련 부서 또는 지방의 감영등에 임시로 설치한 관청이 주전소(鑄錢所)이다.그러나 상설 관청이 아니고 수시로 설치, 폐지되었고 그 연혁이나 직제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세종 초 경기도 양근에 주전소를 설치,조선통보를 제작하였으나 원재료와 주전 인력의 확보가 어려워 나중에 폐지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양평읍 옥천면 용천3리 편전마을로 추정된다. 원재료인 구리와 철 공급이 원할치 않아 폐지된 것으로 보인다.

1442년(세종6) 당시 ‘양근군에 일찌기 주전소를 설치하고 대호군을 시켜 감독하게 하였다’라는 세종실록(6권 23ㆍ6년 2월 26일)기록이 있다. 세종실록 기록에는 주전소 규모도 예측할 수 있다.

‘양근 분서에는 주전하는 공인이 30명이나 이제 30명을 더 보강하고, 조역하는 사람도 더 늘려야 하며… 나무와 숲이 많은 곳에 대장간 50곳을 설치하여 공인 50명과 조역 100명을 주고, 감독하는 관원을 보강 배치 토록 할 것이다’라는 기록으로 보아 양근군이 중앙과의 거리상의 이유 때문인지 주전소에 소속된 인원이 적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신문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ag

중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인기기사
성남도시개발공사, 도서관 미래발전 포럼 23일 개최오는 23일 ‘생활 SOC와 공공도서관 in CITY’ 주제로 도서관 미래발전 포...
내달 21일 평택시 오산비행장 에어쇼 개최…막바지 준비 총력평택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택시 오산비행장 에어쇼’ 막바지 준비에 총력을...
파주 운정 S마을 9단지 ‘택배차량 출입 안 돼’… 기사 부인 靑 '국민청원'에 글 올려 ‘하소연’파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드나드는 택배차량이 단지 내 안전을 이유로 출입이 차단...
과천 최초 브랜드,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 16일 견본주택 개관오피스텔 전용면적 69, 84㎡ 319실, 오는 20~21일 청약 진행, 26일 ...
김포한강신도시 현안 해결 위해 머리 맞대김재수 도시국장 주재로 ‘한강신도시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테스크포스(T/F)팀’ ...
개인정보 유출자 가려낸다···김포시, 수사의뢰키로김포시가 개인정보 누출을 포함, 잇단 시정 관련 내부정보 유출에 대해 강력하게 대...
고양시 대단지 아파트 앞 전용도로… 도로인가? 주차장인가?대단위 아파트 단지 앞 전용도로가 주차장으로 둔갑해 입주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
파주시, ‘경기행복주택’ 이달 입주파주시는 19일 이달 중 경기도시공사가 시행하는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경기행복...
평택시, 2020년도 예산 긴축 편성 추진평택시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거래 감소 및 삼성전자의 영업실적 저조로 인한 ...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거리예술 향연 ‘제23회 과천축제’오는 9월 26~29일 4일간 과천시민들은 물론 외지 인들까지 온통 잔치 분위기에...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