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하남=장은기 기자 |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대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 하남점이 지난달 30일 개점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와 하남시가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이 미흡하다며 개점정지를 권고하는 등 제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하남시는 이용객 등을 위한 주변 교통혼잡 해소에 주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시와 지역 상공인들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달 25일 코스트코 하남점에 대해 소상공인들과의 자율합의 또는 정부권고안 통보 시까지 개점을 일시 정지하라고 권고했다. 앞서 '코스트코 하남 입점저지 소상공인 대책위원회'는 코스트코 측에 '개점 6개월 연기',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8시 준수' 등을 요구하며 사업조정을 중기부에 신청했다.
그러나 코스트코 하남점은 이를 무시한 채 30일 개점을 강행했다. 중기부는 이에 따라 다음 달 초 사업조정심의회를 열어 코스트코 하남점에 대한 개점연기 또는 취급 품목·수량·시설 축소 등 사업조정안을 마련, 권고할 계획이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이행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이행 명령을 거부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중기부의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하남시는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스트코 개장에 따른 주변 교통혼잡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가 개점 일시 정지를 권고한 바로 다음 날이다.
시는 코스트코 하남점 인근 황산사거리의 지상교차로 확장 및 지하차도 조기 개통, 코스트코 방면 하남대로 좌회전 차로 확대 등의 도로교통대책을 추진하고 시내버스 2개 노선과 마을버스 2개 노선이 코스트코를 경유하도록 노선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코스트코 하남 입점저지 소상공인 대책위 관계자는 "하남시가 중소벤처기업부의 개점정지 권고는 안중에도 없는 듯 코스트코를 위한 교통 대책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하남시가 소상공인 편인지 코스트코 편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의 개장에 따른 극심한 혼잡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며 "코스트코와 소상공인 간 상생과 시민들의 교통 편의는 투트랙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