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의 비극’ 경기도 주요 과수작물 줄어든다
상태바
‘온난화의 비극’ 경기도 주요 과수작물 줄어든다
  • 특별취재팀=오정석·김동엽기자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18.10.14 17: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道, 기후변화 현황·전망 발표…도내 기온·강수량 변화 주요 원인
화상병에 걸린 배나무 사진. 잎사귀가 모두 어두운 갈색으로 변한 채 시들어있다./ 안성시 제공

| 중앙신문=특별취재팀=오정석·김동엽기자 |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한반도 곳곳에도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이러한 기후변화가 경기도의 작물 및 과수 재배 환경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가 분석한 ‘경기도 기후변화 현황 및 전망’을 살펴보면 지난 100년간 도내 권역별 기상 및 기후변화 추세에 따라 도내 평균 기온이 1.2℃ 올랐으며 평균 강수량도 175.6mm 늘었다. 특히 월평균 기온과 강수량도 매년 계속해서 꾸준히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경기도 권역별 대표지역인 인천, 수원, 양평, 동두천 등의 기상관측소에서 매년 수집한 기상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수치다.

경기도 기후변화 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인천기상대(경기 서부지역)에서는 지난 100년간 기온 2.3℃ 상승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월평균 기온이 약 2.3℃ 오를 것으로 분석되며 2030년의 연간 강수량은 1,581mm 로 2000년대 대비 175.6mm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기상대(경기 남부지역)에서는 지난 52년간 기온 2.6℃ 상승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월평균 기온이 약 3.3℃ 오를 것으로 분석되며 2030년의 연간 강수량은 1,563mm 로 2000년 대비 205.1mm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양평기상대(경기 동부지역)와 동두천기상대(경기 북부지역)에서도 각각 43년과 18년 동안 기온이 2.3℃, 1.2℃ 씩 상승했으며 오는 2030년 월 평균 기온도 3.0℃, 2.0℃ 씩 오를 것으로 보이며 2030년 연간 강수량(2000년 대비)도 각각 167.8mm, 167.8mm 씩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경기도 농업기술원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경기도의 기후변화에 따라 도내 시·군에서 재배하는 각종 과일과 채소 등의 재배 환경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농기원 보고서는 지난 2018년 5월 기준 경기도 평균기온이 17.2℃ 로 평년 대비 0.2℃ 높았으며 강수량도 208.5mm 로 평년 대비 207% 증가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히 경기도 내 포도·배 주요 산지의 기온과 강수량이 계속해서 변화고 있다며 변덕스러운 날씨로 과수의 품질과 수확량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며 대책마련과 적절한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1. 화성에서 포도 농가를 운영하는 박 모(67세)씨는 올해 농사를 망쳤다. 7월말 이후 잦은 장맛비와 평균기온 상승에 따라 포도의 착색을 방해하는 생리장애, 갈반병 등으로 재배면적 당 수확량이 급감했다. 특히 출하시기 기준에 맞는 당도, 과피색, 산도 등 종합적 품질기준에 맞는 포도가 작년보다 줄어들어 박 씨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박 씨는 “칠레산과 호주산 등 외국에서 수입되는 포도 수입량도 계속 늘어나는데다 갈수록 포도 수확을 방해하는 잦은 비와 폭염으로 한해 농사를 망치고 있다”며 “한 해 동안 피와 땀으로 일궈낸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버렸다”고 울상 지었다.

#2. 안성에서 수 십 년째 배 과수원을 일궈왔던 최모(64세)씨는 올해 발생한 화생병으로 과수원에 심어놨던 배들을 모두 갈아엎었다.

인근에서 발생한 화상병이 최씨의 과수원까지 퍼져 약 6000평에 달하는 배 농사를 망쳤다. 최씨는 “너무 허무하다. 수 십 년동안 일궈왔던 배 농사를 한순간에 모두 잃었다”며 “3년간 배 농사를 짓지 못하는 규정 때문에 어찌해야 될지 앞날이 막막하다”고 전했다.

주변에서 배 농사를 짓는 농가들도 지난 4월 발생한 냉해와 폭염으로 배의 생육이 저조해 걱정이 많다. 인근 배 농가 이 모(58세)씨는 “상품성이 있으려면 배의 크기가 지름 20cm는 돼야 하는데 날씨 때문에 배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냉해와 병충해, 폭염 등으로 피해를 입은 안성시 과수 농가들도 매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 과수 생산량 10년 동안 급격히 줄었다

기후변화와 폭염 등으로 해마다 경기도 내 과수농가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년 동안 경기도 31개 시·군 전체에서 재배한 과일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생산하는 과일 생산량은 지난 2005년 159,785 톤(t)이었지만 2010년 104,676 톤(t), 2015년에는 89,621 톤(t)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었으며 2016년 106,392 톤(t)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지난 2017년에 101,929 톤(t)으로 과일 생산량이 다시 줄어 들었다.

이는 기후 변화에 따라 경기도 전체 과일 생산량이 약 38% 가량 감소한 결과로 쉽게 말해 경기도 전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 수를 100개로 가정했을 때 10년 사이에 62개로 급격히 줄어든 셈이다.

경기도 전체 재배면적도 2005년 9,359 ha에서 2010년 8,700 ha, 2015년에는 7,767 ha로 감소했으며 2016년 7,949 ha에서 2017년에 8,259 ha로 다소 늘어났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줄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매년 계속되는 기후변화로 경기도 전역에서 생산 되고 있는 기존의 농작물과 과수들의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피해를 입고 있다”며 “경기도 곳곳이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는 추세다. 앞으로 10년 주기로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작물과 과일들의 종류가 빠르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변화… 道‘사과·배·포도·복숭아’ 뚝 떨어진 생산량

이를 입증하듯 지난 10년 새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사과, 배, 포도, 복숭아 등 과일들의 생산량과 재배면적이 대체적으로 점차 하락하며 매년 바뀌고 있다.

사과의 경우 지난 2007년 재배면적 339 ha에서 3,998 톤(t)을 생산했지만 2010년 재배면적 294 ha에서 2,900 톤(t), 2015년 재배면적 330 ha에서 2,740 톤(t)을 2017년에는 재배면적 310 ha에서 1,762 톤(t)으로 거둬들이며 생산량이 10년 사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배도 지난 2007년 재배면적 3,380 ha에서 75,124 톤(t)을 생산했지만 2010년 재배면적 3,026 ha에서 50,505 톤(t), 2015년 재배면적 2,426 ha에서 48,384 톤(t)을 2017년에는 재배면적 2,108 ha에서 44,122 톤(t)을 수확하며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경기도 환경에 적합하다고 손 꼽히는 포도는 지난 2007년 재배면적 2,900 ha에서 49,967 톤(t)을 생산했지만 2010년 재배면적 2,793 ha에서 38,836 톤(t), 2015년 재배면적 2,068 ha에서 26,707 톤(t)을 2017년에는 재배면적 1,889 ha에서 29,462 톤(t)을 거둬들이며 해마다 생산량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복숭아도 지난 2007년 재배면적 1,177 ha에서 19,585 톤(t)을 생산했지만 2010년 재배면적 1,046 ha에서 9,378 톤(t), 2015년 재배면적 912 ha에서 6,816 톤(t)을 2017년에는 재배면적 1,155 ha에서 14,515 톤(t)을 수확하며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다. 냉해와 폭염 등 기후변화 탓에 5대 특산물로 배, 포도를 지정했던 안성시도 매년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안성시가 매년 집계하는 ‘안성시 통계연보’에 따르면 배 생산량은 지난 2011년 23,435 톤(t)에서 2012년 18,660 톤(t), 2013년 19,338 톤(t), 2014년 24,170 톤(t), 2015년 19,393 톤(t), 2016년 18,424 톤(t)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안성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냉해와 화상병 등 기후변화와 배 생육에 가장 중요한 수분공급이 제 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배의 생육기에 야간 온도가 25℃를 넘어서면 배들이 자라질 못하기 때문에 폭염은 배 농사의 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배 농가들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는 안성시 기후변화를 예측해 농가들의 피해를 줄 일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대규모 포도축제를 통해 전국에 알려진 안성시의 포도 생산량도 지난 2011년 6,946 톤(t)에서 2012년 6,881 톤(t), 2013년 7,381 톤(t), 2014년 7,440 톤(t), 2015년 6,697 톤(t), 2016년 7,567 톤(t)으로 매년 기후변화에 따라 생산량이 엎지락뒤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안성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포도의 경우 생육시기에 적정한 온도를 맞춰주는게 매우 중요한데 이는 포도의 착색을 결정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5년간 안성시도 기후변화와 폭염 등으로 재배되는 포도들의 직관 착색이 어려워 포도 농가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 이러한 이유 때문에 향후에는 기존의 캠벨포도나 거봉들보다는 고온에도 비교적 잘 자라고 착색 문제가 비교적 없는 샤인 머스켓(청포도류)을 재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오정석·김동엽기자
특별취재팀=오정석·김동엽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양평 대표축제 '제14회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 개막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