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상무 회칼 테러 발언, 대통령실은 여론 잘 들어야
상태바
[기자수첩] 황상무 회칼 테러 발언, 대통령실은 여론 잘 들어야
  • 이종훈 기자  jhle258013@daum.net
  • 승인 2024.03.18 16: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관이 80년대에 머물러 있는지 의심스러운 황상무 수석
이종훈 국장
이종훈 국장

| 중앙신문=이종훈 기자 |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KBS 메인 앵커를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그런 황 수석이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자리에서 1980년대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과거를 끄집어내면서 협박성 발언을 했다.

다수 언론보도에 의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기자에게 “MBC는 잘 들어.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수석은 “정보보고 하지마”라고 덧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언론이 보도를 하면서 파장이 커지자 황 수석은 ‘농담’이었다면서 “앞으로 말조심을 하겠다”는 식의 입장을 밝혔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실제로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 3명이 상부의 지시에 따라 ‘군사문화 비판 칼럼’을 쓴 당시 오홍근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을 자택 앞에서 테러한 사건이다. 당시 오 부장은 흉기 테러를 당해 심한 부상을 당했으며 세상을 뜨기까지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전한다.

이 사건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 그것도 주류 언론인 출신 황 수석이 ‘경고성’으로 언론인에게 말했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권력의 힘으로 비판 언론을 무자비하게 짓누르겠다는 협박성 발언으로 충분히 들을 만한 발언이다.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을 했음에도 대통령실은 오히려 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18일 “우리 정부는 과거 정권들처럼 정보기관을 동원해 언론인을 사찰하거나 국세청을 동원해 언론사 세무시찰을벌인 적이 없으며 그럴 의사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황 수석을 감싸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야를 떠나 황 수석의 이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비상에 걸렸다.

이종섭 대사의 출국으로 지지율에 심각한 타격이 온 국면인데 황 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를 인식한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수석에 대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황 수석의 발언은 군사정권 시대에 살던 인식으로, 세계화를 이끄는 현 시대에는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국민을 대변하는 언론인을 상대로 협박성 흉기 테러를 언급하는 자가 국정의 최고 기관인 대통령실에 있다는 것은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다. 대통령실은 여론을 잘 들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