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영원한 '따거 주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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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영원한 '따거 주윤발'
  • 오기춘 기자  okcdaum@hanmail.net
  • 승인 2023.12.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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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춘 기자
오기춘 부국장

| 중앙신문=오기춘 기자 | 1987'영웅본색'이라는 영화가 우리나라에 상영되었을 때 내 나이 27살로 의리(義理)에 한참 들떠 있을 나이였다. 27살 젊은 나이였으니 의리가 첫 째, 효가 두 번째고 애국은 세 번째쯤으로 생각했을 철 모르는 나이였다. 물론 나의 경우다.

영화에 나오는 주윤발은 눈 빛부터가 다른 쪼잔 한 폭력조직배와는 달랐고 영화 속에서 그들의 의리로 맺어진 모습은 젊은 친구들에게 최고의 멋스러움 그 자체였다. 당시 영화를 보며 그들의 우정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감상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본 누아르 영화로서는 최고였다.

'영웅본색'에서 주인공인 '따거 주윤발'이 성냥개비를 씹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음악다방에 앉아 엽차를 마시며, 괜 시리 다방에 있는 성냥개비를 축내며 씹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성냥개비를 씹으며 여성들을 바라보고 눈빛을 보내기도 했고,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많이 그립다.

아마 성냥개비를 씹는 따거 주윤발의 모습은 여성들보다 남성들에게 호감이 더 갔을 것이다.

영화를 같이 봤던 친구가 나에게 한 얘기가 생각이 난다. "야 영화를 보니 너 장국영 닮았는데?" 농담을 한다. 나의 우쭐한 모습을 본 친구가 한 마디 더 부언을 한다. "생긴 게 그런 것이 아니라 하는 짓이 막둥이 장국영 닮았어~~" 나의 어리광스런 행동은 내가 막내임을 아는 친구들은 그런 얘기들을 많이 했고, 막둥아! 하고 부르는 친구도 가끔은 있었다. 막둥이는 사고를 많이 치기도 한다. '영웅본색' 그래서 영화 속 막둥이 장국영을 보면 화가 나기도 했다. 물론 정의감은 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막둥이가 있으면 '따거'가 있다. '따거 주윤발'은 멋지다. 영화 속에서 그리고 현실에서도... 누가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로 기부를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수천억이나 되는 금액을 각종 매스컴을 통해 들은 바에 따르면 9000천억이라고 한다. 아니 넘을지도 모른다. 그런 금액을 사회에 기부한 그에게서 나는 자애로움을 느꼈다.

그의 표정은 참 자애롭다. 자애로운 우리들의 '영원한 따거'. 우리나라 속담에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국적은 다르지만 '영원한 따거' 주윤발이다. 그의 물질을 초월한 생각 속에서 '인간 초월'의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내가 아는 인물 중 무소유 물질론 적으로는 그가 세 번째이다. 예수님과 석가모니... 그리고 '따거 주윤발'이다. 그의 말 중에 "돈은 잠시 내가 보관하고 있는 것뿐이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그의 진정한 의로움은 영웅으로 대우를 받음은 마땅하다. 매스컴을 통해 그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나는 존경스러움이 마음속으로 다가온다. 그는 '따거 주윤발' 보다도 어쩌면 잠시 세상 사람들과 노닐러 온 '선인(仙人)' 일 것이다. 그의 선한 행동은 모든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선물을 주고 있다. 그의 삶은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현실 속 '선인(仙人)'에 대한 이야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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