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순살 공법,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 있다면 혁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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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순살 공법,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 있다면 혁파해야
  • 김상현 기자  sanghyeon6124@naver.com
  • 승인 2023.08.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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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 중앙신문=김상현 기자 | 속칭 ‘순살 아파트’ 공법의 문제점이 탄로 났다. 올해 4월 검단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부실시공으로 인한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국토교통부와 LH가 전수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가 일부 드러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검단의 아파트와 같은 공법인 ‘무량판’ 지하주차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였고 91곳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무려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됐다는 조사 결과가 도출됐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뼈대 없는 ‘순살 공법’이라고 꼬집었다.

무량판 공법이란 대들보를 생략하고 짓는 공법이다. LH에 따르면 2017년 도입돼 LH와 민간건설사에서 두루 사용돼 시공됐다. 주로 지하주차장에 적용되며 무량판이 적용된 지하의 바로 위에는 건물이 지어져서는 안 된다. 무게를 못 이기고 주저앉는 붕괴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검단의 아파트처럼 말이다.

그래서 아파트 각 동 간 조성된 인도와 조경 공간 아래에 무량판 공법을 사용해 지하주차장을 조성한다고 한다. 이 공법을 쓰면 층고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특히 공사비용 절감이 든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불거진 문제를 보면 안 그래도 대들보가 없어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판국에 ‘철근’까지 대량으로 빼먹은 것이다. 양주 회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약 150여개의 보강철근이 누락됐다고 한다.

취재진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LH와 시공사는 “무량판 공법이 비교적 최근에 도입돼 설계상의 착오가 발생했고 설계업체 측의 과실이 크다”고 해명했다. 설계업체의 잘못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2017년도부터 대대적으로 적용된 공법이라면 이미 6년여나 지난 시점이다. 이 시점에 새로운 공법이어서 적응을 못했다는 것은 의문이다.

이렇게 부실시공, 날림공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이번에 드러난 양주 회천 행복주택의 경우 사회적 약자들이 입주해 살 예정이다. 청년, 노인 등이 주를 이룬다. 보살피고 지원해야 할 마당에 그들의 보금자리를 위험한 사고에 노출시켜 살게 할 뻔했다.

세계적 건설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후진국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점이 안타깝다. 다만 그래도 다행인 점은 준공 전이라는 것과 다소 늦었지만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 지금이라도 드러나서 불행 중 다행이다.

이렇게 인정하고 잘못된 점은 지적하고 개선해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건설 업계 전반에 만연한 이권 카르텔과 불합리한 관행이 발견된다면 이번 기회에 제대로 혁파해야 한다. 국민 삶의 가장 기본권이 주거 안정이다. 건설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제로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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