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원·검경 엇박자 마약 근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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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원·검경 엇박자 마약 근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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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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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법원·검경 엇박자 마약 근절 어렵다.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끊임없는 단속과 처벌에도 마약 유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니 심히 걱정이다. 이번엔 용인에서 합성대마를 전자담배인 것처럼 속여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용인동부경찰서는 6일 수원·용인시 일대에서 합성대마를 전자담배라고 속여 피우게 하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유통·투약한 204명 등 22명을 검거하고 5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범행내용을 보면 마약판매 유통 방법이 진화하고 있음을 알기에 충분하다. 충격도 주고 있다. 사전에 대마유통 계획을 세우고 미성년자를 비롯 지인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 알고 지내던 미성년자와 지인들을 불러내 전자담배라고 속이고 합성대마를 권유해 강제 흡연케 하는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에게 속아 단순 투약 혐의로 입건된 18명 중 9명은 미성년자였는데, 모집책 중학생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4월 강남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음료 사건과 또 다른 유형이다. 청소년에게 담배도 유해한데 대마까지 권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갖가지 마약이 무서운 속도로 퍼지면서 대마는 물론이고 신종 마약류까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밀매는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국제 택배 마약수령은 고전이 됐고 가상화폐로 결제 사례도 빈번히 적발된다. 전국 언제 어디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이다. 하지만 유통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마약사범의 연령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검찰에 따르면 마약사범으로 적발된 10대 청소년이 201141명에서 2021450명으로 11배 늘었다. 여기에 용인 마약사건처럼 청소년을 가담시키는 사건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검찰은 마약 범죄자에 사형까지 구형하는 특단의 조치를 밝혔으나 정작 법원의 실형 선고율은 매년 감소 추세다. 때문에 법원이 보다 강경하게 마약사범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얼마 전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유명배우 유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경찰은 유 씨가 대마 등 5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마약과의 전쟁선포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없고 반성한다는 점을 내세워 기각했다. 이러한 엇박자가 계속되는 한 마약 근절은 어렵다. 마약 범죄는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중대범죄다. 또 마약이 한번 번지고 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됨은 자명하다. 법원도 이를 인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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