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정의 달’ 존재 이유를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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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정의 달’ 존재 이유를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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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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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가정의 달’ 존재 이유를 돌아보자.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가정의 달이지만 제정 의미는 예전보다 더 퇴색되고 있다. 가족이 함께할 가정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이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 의미의 온전한 가정은 이제 전체 가정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니 답답하다. 부부만의 가정이거나 1인 가구도 나머지의 30%를 넘는다고 한다.

국내 1인 가구는 매년 크게 늘고 있다. 2016년 전체 가구의 27.9%였던 1인 가구 비율이 2021년에는 33.4%5년 새 5.5% 1768000여명이 늘어났다. 경기도 내 1인 가구 수는 154만 가구로 지난 2020140만 가구에서 3년 새 14만 가구가 증가했다. 경제 문제, 취업 등을 이유로 1인 가구는 증가 추세지만, 지역사회 구성원의 3분의 1 이상이 1인 가구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중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 비율도 20177.0%에서 8.5%로 늘었고, 덩달아 고독사의 수도 날로 늘고 있다. 지난해에만 3378명이었다. 원인은 빈곤함이 대부분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20201인 가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47.2%, 전체 인구 빈곤율 15.3%보다 3배 이상 높았다. 65세 이상 노년 1인 가구 빈곤율은 72.1%나 됐다.

통계에서 보듯 경제적 빈곤은 극단적 선택을 불러오는 원인 중 하나다. 이를 감안 경기도는 지난해 121인 가구 정책 관련 중장기 계획인 1차 경기도 1인 가구 지원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3월부터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례 제정이 늦어져 아직 첫 발도 떼지 못한 상태라 아쉽다.

차제에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하고 안전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주위를 되돌아봤으면 한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으며 특히 어린이날을 앞둔 시점에 평택에서 30대 여성이 일곱살 아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같은 날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선 30대 남편이 부인을 살해한 뒤 돌이 채 안 된 아기와 투신했다. 이런 상황 계속되는 한 살만한 사회가 되기는 요원하다.

노인학대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노인학대는 거의 대부분 가족에 의해,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 가족 중에서도 아들이 40%를 넘고 이어 딸과 며느리 순이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자녀에게 학대당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좌절감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변화된 가족의 모습 속에 그 존재의 이유를 다시금 돌아보는 가정의 달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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