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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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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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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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배(한국유머센터장)

| 중앙신문=중앙신문 | ‘나의 모든 재산은 하나뿐인 하인에게 상속하되, 내 아들에게는 나의 재산 중 원하는 것 하나만을 준다.’
이스라엘의 어느 돈 많은 부자가 죽기 전에 이러한 내용의 유서를 써놓고 숨을 거두었다. 하인은 갑자기 부자가 된 것이 너무나 기뻤다. 그래서 서둘러 먼 곳에서 유학 중인 주인의 아들에게 연락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듣고 유학길에서 돌아온 아들은 아버지의 유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이럴 수가! 아버지는 어째서 재산을 몽땅 하인에게 물려주고 돌아가셨나…….”
아들은 너무나 억울해 랍비에게 아버지의 유서를 보였다.
“자네 아버지는 참으로 현명하시네.”
“뭐라고요? 모든 재산을 하인에게 물려주신 아버지가 현명하시다니요?”
“그렇다네. 그 하인은 누구의 재산인가? 바로 아버지의 재산일세. 자네는 그 하인 하나만 가지면 결국 아버지의 유산을 전부 갖게 되는 것일세. 만일에 아버지께서 유서를 이렇게 쓰지 않았다면 하인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조차 자네에게 알리지도 않고 자네의 집까지 다 팔아 도망갈 수도 있었지. 어서 가 저 혼자서 기뻐하고 있는 하인을 갖게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일종의 퍼즐 게임을 남겨놓았다. 그걸 풀면 대박이고 못 풀면 쪽박이다. 비록 아들이 자신의 힘으로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결해 줄 수 있는 랍비를 찾아갔다는 것 또한 분명한 능력이다.
현실에 대한 해석은 모든 사람이 다 다르다. 현실 해석 능력이 바로 그 사람의 진정한 실력이다. 부정적인 사람은 아무리 좋은 상황에서도 나쁜 요소를 찾아내고야 말고, 긍정적인 사람은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도 좋은 요소를 찾아내고야 만다.
인생은 수수께끼다. 그것도 여러 번 돌리고 돌린 고난이도 수수께끼. 그 인생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유머가 한 방법이다. 유머는 수천 년을 이어온 역사의 지혜를 담고 있으며, 불행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품고 있으며, 지친 하루에 활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 이 달걀을 세워볼 사람?”
“저요!”
손을 번쩍 든 콜럼버스가 달걀 끝을 살짝 깨뜨린 후 세웠다. 이른바 ‘콜럼버스 달걀’의 유래다.
그렇다면 수십 번 꽁꽁 묶인 보자기는?
걱정할 것 없다. 손으로 안 풀리면 가위로 잘라버리면 되니까. 그게 유머다.
평생 감옥을 들락거린 피의자에게 판사가 묻는다.
“도대체 당신은 남에게 공헌한 적이 있었나요?”
“많이는 아니지만…… 형사 1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렇듯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삶이란 해석하기 나름이다.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아들을 둔 할머니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좋고, 해가 나면 해가 나는 대로 행복한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 고지식하고 답답한 아이는 한 우물만 파는 뚝심이 있어 좋고, 허황된 상상만 하는 아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지 않은가.
한 가지 잣대만 들이대는 사람은 외롭다. 세상에서 자신과 똑같은 사람하고만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머는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기. 세상과 소통하기 원하는 당신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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