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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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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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배(한국유머센터장)

| 중앙신문=중앙신문 | 한 기자가 농구선수 김주성 선수에게 아내에 대해 물었다.
“사귀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있었지만 우린 꿋꿋이 이겨냈어요.”
“성격 문제였나요?”
“아닙니다.”
“집안의 반대였나요?”
“아닙니다.”
“그렇다면 종교 문제?”
“아닙니다.”
“도대체 어떤……?”
“키 문제였어요. 키스할 때마다 신장 차이로 애를 먹었지만 우린 극복했어요.”
프로농구의 김주성 선수는 한눈에 봐도 신장이 일반인과 다르다. 그는 아주 키가 크다. 2미터 5센티미터. 덕분에 엄청난 고공 위력으로 코트에서 마음대로 날아다닌다. 당연히 연봉도 킹이다. 그러나 그의 어린 시절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가난과 장애를 가진 부모. 다행히 그는 부모에게서 좋은 성품을 물려받았다. 열심히 운동했고 그 결과 농구선수로서 성공하고 있다. 어린 시절 친구들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그는 그저 다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다름’은 곧 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흑인에게 투표권이 없었다. 백인들은 유색인종과 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는 사실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다 조금씩 다름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열린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가 발전했다. 그로부터 수십여 년이 흐른 지금 미국은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오프라 윈프리, 버락 오바마 등과 같은 인재를 얻게 되었다.
닫힌 사회에선 유머도 없고 배려도 없다. 오직 내 편만 중요하다. 조선이 몰락하게 된 계기도 편협한 가치관에서 시작되었다. 한 번 양반은 영원한 양반, 한 번 노비는 영원한 노비,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우리 출신만 옳고 그쪽 출신은 곤란해……. 숨 막히는 끼리끼리 사회가 나라의 위기를 가져왔다.
고정관념으로 보면 ‘산토끼’의 반대는 오직 하나 ‘집토끼’일 뿐이다. 하지만 유머의 세계에선 수많은 다름이 용인된다. 들토끼, 알칼리 토끼, 판 토끼, 주운 토끼, 뺏은 토끼, 외상 토끼, 할부 토끼, 리스 토끼…….
문명의 진보는 다름에 대한 인식과 함께 간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발전하면서 상상력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 상상력의 향상을 위해선 다름의 사고가 절실하다. 그래서 무한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유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이든 한 기업의 CEO든 요즘 뜨는 리더들은 유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름의 세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소통은 열린다.
금주를 계몽하는 연설에 나선 여류 인사가 열정적으로 외쳤다.
“여러분, 이 지역의 제일 부자가 누굽니까? 술집 주인입니다. 제일 큰 집을 가진 사람은 누굽니까? 술집 주인입니다. 뭘 느끼십니까?”
그러자 한 남자가 손을 들었다. 연설 효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한 연설가가 물었다.
“금주를 결심했습니까?”
그러자 그 남자가 말했다.
“그게 아니라…… 술집을 차리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요…….”
기꺼이 남과 다르게 생각하라. 다른 직업, 다른 취미, 다른 인생관을 추구하라. 그리고 상대의 다름도 인정하자. 취업이 어려운가? 장사가 안 되는가? 유머를 당신의 인생에 첨가하라. 세상의 다름이 보일 것이다. 유머의 눈으로 보면 우리가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은 열 배는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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