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속 풍요로운 빈곤세대
상태바
모순 속 풍요로운 빈곤세대
  • 김유정 기자  julia6122@naver.com
  • 승인 2023.02.11 13: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유정 기자
김유정 기자

| 중앙신문=김유정 기자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찌 보면 모순 속 풍요로운 빈곤세대다. 우리는 요즘 예전에 비해 모든 것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풍족함 속에 살아가지만, 그 물질들을 계속 소유하고 사용하는 이용자가 되는 길을 세상은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어쩜 역사상 가장 부유하면서도 엄청난 규모의 빈곤과 불평등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순의 세계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가 끝나니 세상은 3(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래서 인지 항간에선 코시국시절이 좋았단 얘기도 들린다.

최근 경기도청이 경기도민 1003명에게 물었더니 3고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10명 중 8.45명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를 진행한 경기연구원은 그만큼 3고의 영향을 받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계층이 많은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3고 경제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3고 즉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항상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단어들뿐이다. 3고를 피해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고금리는 대부분의 우리들이 집을 사거나 자동차,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데에 연관지어있다. 신용카드사용은 갚아야 할 빚이다. 하지만 돈이 부족한 우리는 아파트를 살 때 대출을 끼고 장만하고, 자동차도 할부로 구입한다. 시대에 맞춰 살기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리 있지도 않은 돈을 당겨쓰는 것이다. 오른 물가 역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가 담당하고 있다.

빛으로 미리 사지 않아도 움직이고, 생활하는데 그냥 나가버리는 돈도 사람들을 힘겹게 만든다. 폭등한 전기료, 가스값, 기름값, 물가 등등 순순히 받아드리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숨만 쉬는데도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지안들의 말이 실감나는 현실이다. 점점 좋아질 것 같았었는데, 어느새 보니 세상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 컴퓨터가 세상에 나왔을 때 일처리가 빨라져 좀 편해질까 했는데, 지금은 더 바빠진 세상이 됐다. 핸드폰도 마찬가지다. 전화기가 없어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았는데, 지금은 손에 들린 핸드폰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며, 더 빠르고 정확한 완벽한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율주행 차에 나를 맡기고 이동하면서 차 속에서 일을 하며 먹고 산다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사실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냥 씁쓸해진다. 정치, 경제, 사회, 지역 등의 반목은 왜 그리 많은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모순 속 풍요로운 빈곤세상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어찌해야하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