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혹한의 연말 뜨거운 온정 더 살아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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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혹한의 연말 뜨거운 온정 더 살아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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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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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혹한의 연말 뜨거운 온정 더 살아나길.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연말을 앞두고 계속되는 영하의 추위가 기승이다. 경제 수준은 더 낮아지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불우이웃들의 체감온도 또한 혹한의 겨울 그 자체다. 이럴 때일수록 언 맘과 몸을 녹여주는 것은 자선과 기부의 뜨거움이다. 하지만 현실은 더 얼어붙어 한파만 몰아친다. 거리 모금에 나선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그렇고 사랑의 온도탑도 영 온도가 오르지 않고 있다. 그뿐인가. 무료 급식소마저 열기가 끊겼고, 평년과 달리 연탄 은행도 기부가 줄어들어 저소득층 방바닥을 냉기로 채우고 있다.

저소득 에너지 빈곤층 겨울나기의 든든한 후원자 연탄 은행은 올해 300만장 목표에 지금까지 절반을 겨우 넘겼다. 오른 물가에 후원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밥상공동체 복지재단 연탄 후원 현황을 보면 더 암울하다. 올해 25700장으로 전년 대비 46.7%, 47만장이나 줄었다. 거기다 연탄을 나르는 봉사자 수도 감소했다. 올해 봉사에 참여한 인원은 992명으로 2305명이었던 2019년보다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 기대가 높았으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취약계층에 등유 지원도 다르지 않다. 연탄 은행은 연탄을 사용하지 않는 주민들을 선별해 등유를 공급하고 있으나 등유 가격이 급격히 올라 지원 가구 수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후원금은 종전과 비슷해 지원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작년 겨울 대비 쪽방촌 등유 공급량은 30% 정도가 줄었다.

열기가 식은 무료 급식소들도 서글프긴 마찬가지다. 치솟는 물가와 급감한 후원금으로 하나같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덩달아 찬바람에 급식소를 찾은 일부 노인들은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경기 인천을 비롯해 전국이 공통이다. 그러다 보니 문 닫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심 곳곳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 온도도 미지근하다. 12월 들어 희망 나눔 모금을 시작했지만 연말이 다 되도록 저온 증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24일 현재 수원시는 307억원 목표에 80억원으로 나눔 온도 24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경기도 온도탑은 아직 20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기간은 좀 남았지만 이러다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지나온 해를 돌아봐도 한 해의 마무리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자선과 기부로 함께 해 온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지만 어찌 된 일인지 올해는 얼어붙은 경기만큼 자선과 기부 소식은 시원찮다. 지금부터라도 혹한의 연말 뜨거운 온정이 더 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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