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권광수 기자 | “대선 개표 결과 0.7%p 차의 역전패라는 수치에 매몰돼 통렬한 반성 대신 이재명 주도의 당권에 집착하는 것 아닌가”
친문 성향 더불어민주당의 한 정당인이 15일 경기도의 모처에서 기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며 던진 의문이다.
A씨는 작금의 당 상황이 ‘정치인들의 당권 주도권 경쟁’에 지나치게 치우쳐 민심을 거스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 막판 민주당의 표심 결집은 이재명이라는 한 개인만의 경쟁력이 아닌 민주당의 저력이라는 것이 A씨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오차 범위 내 패배’라는 아쉬움에 사로잡혀 당내 주도권 싸움에 핏대를 세우는 현상이 안타깝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재명 지지자들은 후보라서 ‘정권교체’라는 쓰나미에 맞서 ‘오차 범위 내 패배’로 선방했다고 주장하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재명처럼 약점 많은 후보라서 필패 아니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윤석열 당선인의 지지자들은 ‘이번 대선 상대가 이재명이어서 이겼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둘 다 흠결이 많지만 윤 당선인에 비해 이 후보는 보다 직접적인 약점이 많았다. 친형과의 다툼, 형수한테 욕설, 여배우와의 관계 논란 등이 그렇다. 대장동 의혹과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화룡점정이었다.
윤 당선인은 장모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 통장잔고증명서 위조 혐의 등 처가의 사법 리스크가 심화됐고 아내 김건희씨 관련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다만 윤 당선인이 가족에게 욕설을 하거나 부적절한 사생활 논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윤 당선인은 검사 시절부터 자신보다 윗선의 ‘강자’를 상대로 맞서 싸워왔다면, 이 후보는 회계사인 형이나 남양주시장 등 자신보다 다소 약한 입장의 상대와 다퉜다.
이런 부분들이 이번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데 미약하나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설사 1표 차이라고 해도 패배는 패배다. 170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으로서 불과 5년 만에 상대 당에게 민심을 내준 것은 부끄러운 결과다. 국민은 보다 통렬한 반성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