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황해도 연안시장 옮겨 놓은 듯...‘교동도, 대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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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황해도 연안시장 옮겨 놓은 듯...‘교동도, 대룡시장’
  • 이복수 기자  bslee9266@hanmail.net
  • 승인 2021.12.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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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문화 곳곳에...강화 교동도 대표관광지 ‘대룡시장’
수도권 당일 관광지 급부상 했지만, 더딘 개발 ‘문제’
관광객 밀려들지만..군부대 검문 등 민통선 불편 한계
강화군 단순 관광 명소화계획 추진...부족 지적 받아와
지난 7월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 대룡시장 안에 있는 교동극장 전경. (사진=중앙신문DB)
지난 7월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 대룡시장 안에 있는 교동극장 전경. (사진=이복수 기자)

[편집자 주] 행정구역상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에 속하는 교동도는, 본래 조선시대 대대로 독립된 하나의 군이었다. 교동도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는 섬으로, 거리로만 따지면 강화도보다 황해도 연백군 연안읍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었다. 분단 이전에는 교동도 주민들은 강화도보다는 가까운 황해도 연백군으로 시장을 보러 다닐 정도로 황해도 문화권에 속했다고 한다. 실제로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대거 내려와 정착하면서 황해도 문화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동도를 대표하는 대룡시장역시 황해도 연백군 연안장을 본떠 만든 곳이다.

20147월 교동대교 개통으로 수도권 대표 1일 관광지로 급부상한 교동도 일대는 주말이면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민통선 대표 평화 관광지로 꼽힌다. 다만 개발이 더딘 탓에 비좁은 도로와 민통선 안쪽에 속한 특성으로 군부대의 검문이 시행돼 많은 정체를 빚고 있다. 이에 강화군은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의 목적으로 대룡시장 주변 환경개선을 2022년까지 실시하고 있지만, 단순 개선사업에 그치면서 대룡시장 일대에 대한 종합적인 관광 명소화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본보는 강화지역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간직한 교동도와 대룡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서술하고, 앞으로 접경지역을 대표하는 평화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시간이 멈춘 듯한 강화 교동도 대룡시장은 수도권에서 당일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중앙신문DB)
시간이 멈춘 듯한 강화 교동도 대룡시장은 수도권에서 당일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중앙신문DB)

# 군사 요충지이자 왕족의 유배지였다는 교동도

화개산과 율두산, 수정산을 중심으로 최소 3개의 섬이 떨어져 있던 교동도는 조선시대 내내 강화도와 별개의 군이었지만,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강화군에 편입됐다.

교동도의 매립은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으로 고려왕실이 강화도로 천도한 이후 본격 시작되면서 3개 섬이 하나가 되었다. 현재 교동도는 전국에서 13번째로 큰 섬이다.

옛 문헌에 따르면 교동도는 수륙 운송이 적합하고 편리하여 조운이나 세금은 말할 것 없이 소금과 고기잡이에 유리하였다고 기록됐다. 이를 미뤄 교동도에는 일찍부터 많은 사람이 거주하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고려시대 당시 송나라와의 무역항로가 북로, 남로 두 곳이 있었다. 이 중 북로는 중국 산둥반도 북단의 등주를 떠나 황해도 북부를 거쳐 장산곶을 돌아 교동 앞바다를 거쳐 벽란도에 이르는 해로가 이용됐다. 이 때문에 교동도는 중국과의 국제통상 중간 기착지의 역할을 했다.

조선시대에 와서 교동도는 군사적인 중요성이 인정돼 급속히 발전하게 된다. 인조 7(1629) 경기도의 두 수영을 통합한 경기수영이 교동도에 설치됐으며, 교동도의 지위 또한 기존 현에서 부로 승격되고 정3품 경기수군절도사가 교동부사를 겸임하도록 했다. 이후 인조 11(1633)에는 통어영을 설치하고 종2품인 수군절도사 겸 삼도통어사를 배치, 경기도와 황해도, 충청도에 이르는 수군을 관장하게 했다. 인조의 이러한 조치는 기존의 삼남지방을 중시하던 전력을 버리고 도성(한양) 수비에 중점을 둔 새로운 전략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교동도는 이후 고종 19(1881) 통어영이 강화도로 이전할 때까지 도성 수비의 전진기지로 활용됐다.

조선시대 교동도는 특히 정쟁에서 밀려난 왕실 인물들의 유배지가 되었다. 세종의 3남인 안평대군(1418~1453)은 형인 세조와의 정쟁에서 밀려나 1453 계유정난 이후 교동에 유배된 이후 사사되었다. 선조의 맏아들 임해군도 동생 광해군과의 정쟁에서 밀려나 1608년 진도에 유배되었다 교동도로 옮겨 사사되었다. 이 외에도 인조의 동생 능창대군, 인조의 5남 숭선군, 익평군, 광해군의 비였던 폐비 류씨, 철종과 아버지 은언군, 흥선대원군의 손자 영선군 등이 교동도에 유배됐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연산군으로,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그 날로 교동도로 유배를 떠나 위리안치되었으며, 그해 전염병으로 죽었다. 현재 강화군은 화개정원 조성사업을 통해 연산군 유배지 관광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에는 교동도 유배문화관이 마련됐으며, 연산군의 위리안치의 실제적 환경도 재현해 놨다.

대룡시장에서는 교동도의 명물인 꽈배기, 팥죽,
대룡시장의 작은 가게에서 이 시장의 명물인 꽈배기와 팥죽, 멸치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대룡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중앙신문DB)

# 황해도 연안시장을 옮겨다 놓은 듯한 대룡시장

대룡시장은 태어날 적 모습을 비교적 고스란히 간직한 전통시장이다. 시장 건물 대부분이 딱히 새 단장을 하지 않아 60년 넘게 옛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룡시장은 국내 대표적인 실향민 장터다. 대룡시장은 과거 피난민들이 모여 살았던 공간이기도 하다.

6·25 전쟁이 발발하고 38도선 이남이 순식간에 북한군에 의해 점령당하자, 많은 사람이 남쪽으로 피난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때 황해도 연백군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평소 교류가 잦은 교동도로 도망쳤다. 문헌에 따르면 당시 연백군에서 온 피난민 숫자가 교동도 전체 주민 인구보다 많았다고 한다. 사람이 많아지자 물건을 서로 나눌 필요가 있었고, 썰물 때 몰래 연백군까지 오가는 이들이 식량 등을 모아 사고팔았던 시장이 바로 대룡시장이다. 대룡시장 주변에는 피난민이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됐다.

본래 교동도에는 시장이 없었다. 교동도 주민들은 그동안 배를 타고 연백군 연안읍장에서 장을 보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연백군에서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 건너와 연안읍장을 사실상 그대로 옮겨온 것이 대룡시장이 된 셈이다. 피난민들은 전쟁이 끝나면 연백군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1953727일 정전협정으로 한강하구가 중립수역으로 선포, 이들이 돌아갈 길은 지금까지도 막혀있다. 그렇게 교동도는 실향민들의 섬이 되었고, 율두산 아래 망향대를 세우고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대룡시장이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노후된 기반시설 등 개발이 더딘 상태다. 강화군은 매년 신규사업을 발굴하는 등 보완에 나서고 있다. (사진=중앙신문DB)

# 대룡시장 관광 콘텐츠 확충은 숙제

20147월 교동대교 개통으로 인해 교동도의 운명은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수도권에서 하루 만에 오갈 수 있는 교통 편리성에 따라 대룡시장 역시 수도권의 핵심 관광지로 변모했다.

그러나 관련법상 전통시장의 지위를 얻지 못한 대룡시장은 갑자기 늘어난 방문객 여파로 점차 옛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강화군에 따르면 대룡시장 일대는 상행위를 할 수 없는 근린상가지역이 아닌 일반 주거지역이어서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정식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이에 강화군은 최근까지 토지 용도변경을 골자로 하는 지적 재조사 사업과 정부의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의 하나로 대룡시장 추억의 골목길 만들기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사업을 통해 군은 대룡리 상인회 및 지역주민 대표들과 매년 신규사업을 발굴, 대룡시장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다만 대룡시장 주변 주민 및 상인들의 고령화와 외지인 비율이 높아지면서 점차 옛 대룡시장의 모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점과, 대룡시장만의 관광 콘텐츠 홍보 등 관광 명소화 문제 등은 숙제로 남았다.

이와 관련 강화군 관계자는 현재 막바지 공사 중인 화개산 전망대와 화개정원 준공 등을 통해 대룡시장과 더불에 대한민국 민통선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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