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김완수 교수 | 24절기 중 열 네번째 절기인 처서(處暑)이다. 더위가 멈춘다는 처서는 8월 23일이다.

처서는 한여름 무더운 폭염이 지나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이때를 전후하여 벌초를 한다. 그리고 겨울 반찬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김장용 배추와 무를 본밭에 아주심기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지방에서 김장용 배추의 아주 심는 시기는 8월 하순~9월 상순이다. 너무 늦게 아주 심기하면 결구 전에 동해를 받기 쉽다.

배추 심을 밭은 아주심기 10~15일 전 10a (300평)기준 석회 200㎏을 넣고, 포장을 고른 후 1주일 전까지는 밑거름과 완숙퇴비, 토양살충제를 뿌리고 로터리를 친다.

배추는 초기생육이 왕성해야 나중에 결구가 잘되므로 양질의 퇴비 등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주는 것이 필요하다. 배추 재배시 10a 당 밑거름 양은 토양의 비옥도에 다르지만 일반적 으로 퇴비 1,500~3,000㎏, 질소 8.3∼11㎏, 인산 3.0∼7.8㎏, 칼리 3.9∼11㎏, 석회 100~200㎏, 붕사 1.5∼3.0㎏다.

그리고 지난해 뿌리혹병 발병이 심하였던 곳은 배추를 심지 말고 배추과 이외의 다른 작물로 2~3년간 돌려짓기를 해야 한다. 뿌리혹병이 약하게 발생했던 밭은 아주심기 10일 전 석회질소를 뿌려 (밭의 pH에 따라 시용량 조절) 토양산도를 pH 7.2 이상으로 교정하고 유기물을 충분하게 넣어준다.

그리고 이랑을 높게 설치하고, 아주심기 직전 뿌리혹병 적용약제를 토양 전면에 뿌려 주거나 아주심기 전 해당약제에 어린 배추 모종을 침지(담가)하여 심는다.

배추 모종의 본잎이 3~4매 시기에 60~65㎝의 이랑에 주간거리 30~35㎝로 아주심기를 한다.

아주 심을 때는 흐린 날을 선택해 오후에 심는 것이 뿌리 활착이 빨라서 생육에 좋다.

아주심기 전후에는 물을 충분히 주고 모판에 심겨졌던 깊이만큼 심는 것이 좋다.

또한 배추는 90~95%가 수분으로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므로 물을 줄 때는 토양이 충분히 젖도록 주어야 한다.

물을 충분히 주지 않아 땅 표면만 적시고 토양 속에 제대로 침투되지 못하게 물을 주면 석회결핍증 등 생리장해 발생이 우려된다.

웃거름은 배추 아주심기 후 15일 간격으로 3회 정도 나누어 알맞은 양을 주도록 한다.

주는 양은 요소 15㎏, 염화칼리는 2회 때만 17㎏을 준다. 웃거름을 한꺼번에 많이 주면 뿌리에 농도장해를 일으키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가 내린 후 온도가 높아지면 시들음 증상과 무름병 발생이 예상되므로 무름병 방제약제를 살포한다. 진딧물, 총채벌레 등 바이러스 매개충 방제를 철저히 하여 바이러스병 전염을 사전에 예방한다.

그리고 벼룩잎벌레, 배추좀나방, 담배나방, 파밤나방 등은 초기에 방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심하게 발병할 수 있으므로 유의한다.

장마, 태풍, 폭우 시 이랑 사이에 고인 물이 잘 빠지도록 고랑 및 배수로를 정비하여 습해를 예방한다. 또한 집중호우 시 외부에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밭 주변에 도랑을 깊게 설치한다.

많은 비로 밭이 물에 잠겼을 때는 비가 온 후에는 분무기나 호스 등을 이용하여 잎에 묻은 흙·오물 등을 씻어주고, 표토를 얇게 긁어주어 공기유통을 좋게 하여 뿌리의 활력을 높여 준다.

토양이 건조하면 석회 결핍이 많아지므로 밑거름으로 석회를 적량 시용하며 배추 뿌리가 잘 흡수하도록 토양이 건조하거나 과습하지 않게 관수와 배수에 유의해야 한다.

습해로 생육이 부진하고 식물체가 연약할 때는 요소 0.2%(물 20L당 40g)액이나 제4종 복합비료를 5~7일 간격으로 2~3회 잎에 뿌려 생육을 촉진시킨다.

고온 건조로 석회결핍증이 우려되면 생육초기부터 염화칼슘 0.3%액(염화칼슘 60g/물 20L)을 5일 간격으로 3회 정도 잎에 뿌려준다.

그리고 붕소 결핍이 우려되면 결구 초기에 붕산 0.2%액(붕산 40g/물 20L)을 2~3회 잎에 뿌려준다.

농업인은 물론 봄부터 시작한 주말농장이나 텃밭재배를 하는 분들도 김장배추 재배요령을 참고하여 적기에 김장배추 재배를 실천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