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잊고 정치인 모습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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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잊고 정치인 모습 보여야
  • 박남주 기자
  • 승인 2021.07.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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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앞날에 여러 악재(惡材)가 겹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윤 전 총장 장모인 최 모(74) 씨가 요양병원을 개설해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법원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해 법정 구속된 것도 그렇지만 아내 김건희 씨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요양병원 개설과 운영에 관여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 점 등 책임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한 뒤, 2013년 2월 경기도 파주시에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하는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5년 5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 9000만원을 받아 편취한 혐의다.

이번 재판은 최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윤 전 총장의 가족에 대한 첫 검증이어서 재판 결과에 정치권은 물론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최 씨에게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를 적용, 불구속기소 했으며 지난 5월 결심 공판 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최 씨는 “동업이 아니며, 이 중 1명에게 돈을 빌려줘 회수할 때까지 안전장치로 재단 이사로 이름을 올렸을 뿐, 처음부터 병원을 개설할 생각이 없었고,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었다.

이유야 어쨌든 유력 대선 주자의 장모가 이런 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재판 결과에 비춰보면 앞선 수사·기소는 최 씨에 대한 명백한 봐주기였던 것으로, 이같은 불공정한 수사 배경에 특혜나, 부정은 없었는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의 지근(至近)에 운집한 (서울) 여의도 정객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 마치고 나오는 그의 곁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었다.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찾아왔었다는 해명이긴 하지만 전형적인 세 과시 장면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이벤트임에 틀림없었다.

이 뿐 아니라, 수십 명씩 그룹을 지은 지지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다 보수 유튜버들과 충돌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날의 행사는 누가 보더라도 다분히 '나 이 정도 사람이야'라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기자회견 내용도 현 정부의 비판에만 집중하면서 정작 자신의 비전 제시는 미흡했다는 평이다.

▲약탈과 ▲독재 ▲거짓 선동 등 시종일관 자극적인 표현들이 난무(亂舞)해 ‘통합의 정치’를 펼칠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疑問符號)’를 갖기에 충분했다.

그는 유독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냉전 시대가 한참 지난 마당에 현실과 동떨어진 시대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공정'이란 시대정신을 화두(話頭)로 ‘돌풍’을 일으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사뭇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보수 표심을 자극하는 '선동'엔 성공했을지 몰라도,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까닭이다.

기자들의 질문에 “성장과 복지는 지속가능하게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등 어떻게 보면 뻔한 답변을 내놓았고, 현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대책 관련 종부세 완화 논란에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해 평소 철학 자체가 부재한 느낌을 받았다는 게 현장 기자들의 평이다.

윤 전 총장의 첫 공식 행보였던 국회 소통관 방문 때도 예민한 사안에 대해선 답변을 회피하는 전형적인 과거 정치인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준석 대표의 가장 큰 강점이 호불호를 떠나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도 굳이 피하지 않고 답변을 해 대중들은 사이다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평이 많다.

반면에 윤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의 '쥴리 의혹 부인 인터뷰'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 이동훈 전 대변인 뇌물수수 의혹 등에 대한 대부분의 답변을 회피(回避)한 채 국회를 떠났다.

극한의 정보비대칭으로 인해 검찰이 갑(甲), 언론이 을(乙)인 서초동과 여의도는 전혀 게임의 양상이 다른 곳이다.

이제 정치판에 입문한 이상 ‘무소불위’ 검찰총장 시절의 묵은 때를 잊고 좀 더 보고, 배워 정치인다운 면모(面貌)를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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