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 상승 ‘미시적 틀’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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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시가 상승 ‘미시적 틀’ 보완해야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20.11.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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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뭘까? 수요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인구와 가구의 변화, 시장변동에 대한 기대심리, 소득, 이자율, 조세, 대출, 선호도의 변화, 개별적 특성 등이 있다.

반면 공급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건설비용과 세금, 조달금리, 경기변화 등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승과 하향의 부동산시장 방향은 어떻게 결정될까? 부동산시장 가격을 높이는 상승요인과 이에 반하는 하락요인이 상존케 된다.

현재는 저금리기조, 유동성 확대 등의 상승요인과 금리상승 전망, 대출규제 강화 등의 하락요인 등이 있다. 상승요인과 하락요인들의 힘겨루기에서 강한 쪽으로 시장은 움직이게 된다.

국내 부동산시장 변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부동산정책이다. 현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와 방향은 과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완 분명히 차이가 크다.

과거 정부에선 시장 활성화에 중점을 둔 반면 현 정부는 수요를 억제해 시장안정화를 취하고자 한다.

그래서인지 일부에선 온탕과 냉탕을 오고가는 일관성 없는 대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에 인위적인 규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주택 수요가 줄어들면 건설사들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해서 적용 범위 확대로 건설사의 신규 공급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요와 공급위축이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24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오는가 싶더니, 이번엔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는 2030년까지 모든 부동산에 매겨지는 공시가격을 시세에 근접하게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그 동안 시세와 너무 동떨어져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있어왔던 만큼 모순을 바로잡겠다는 구상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정부가 23차례나 내놓은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우려 또한 적지 않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관련 세금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는 탓이다.

특히 공시가격을 대폭 끌어올릴 경우 다주택자가 아닌, 중저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뜩이나 보유세 부담이 높아졌는데 공시가격이 상승하면 정부가 재산세를 인하해 준다하더라도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이렇듯 공시가격 현실화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넘어야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의 가격 등락을 곧바로 공시가에 반영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 다시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

특정지역이나 부동산의 가격이 급등커나, 떨어질 경우 바로 공시가에 반영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신뢰를 잃게 되고 정책을 지속하는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등 각종 자료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가 오를 경우 복지혜택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는 없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공시가 목표치나 현실화율 도달방식, 기간 등을 주먹구구식으로 설정해 무리하게 추진해선 안되는 이유다.

야당과 고가주택, 다주택자 등을 중심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후폭풍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이미 종부세율이 인상된 상황에서 공시가격이 오르면 고가 아파트와 여러 채의 집을 가진 다주택자들은 상대적으로 세금부담이 그만큼 늘 수 밖에 없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체계를 갖추고 거미줄 같이 촘촘한, 신뢰할만한 대책을 마련치 않으면 심각한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국민여론을 보다 더 철저하게 수렴한 뒤,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키로 했다.

거시적인 틀을 제시했다면 이젠 세금폭탄과 사각지대, 조세저항 등 예견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미시적(微視的) 틀’을 세밀히 보완해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여러 요인들에 의해 작동되고, 균형을 찾아가는 수요와 공급에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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