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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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예찬
  • 유지순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0.01.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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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수필가·칼럼위원)
유지순(수필가·칼럼위원)

| 중앙신문=유지순 | 모자의 종류는 쓰임새에 따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생활하는데 모자가 꼭 필요해서 쓰는 경우도 있고, 멋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꼭 모자를 쓰고 하는 운동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헬멧, 등산모, 밭에서 일할 때 쓰는 작업모 등 모자의 쓰임새가 다양하다. 모자를 꼭 써야할 경우인데도 쓰지 않고 활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하다.

신사정장에 쓰는 중절모, 예술가임을 상징하는 베레모도 있고, 예식을 주관할 때 쓰는 특별한 모자도 있다. 요리사들은 꼭 모자를 쓰는 것이 직업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음식에 먼지나 머리카락이 떨어지지 않기 위함이다.

무당이 굿을 할 때도 모자를 써야만 더 굿이 영험함이 나타나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요즘은 한복에 맞추어 예쁘고 독특한 모양의 모자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토바이나 자전거 탈 때는 물론이고 얼음판에서 놀 때 등 모자를 써야할 경우가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처럼 사계가 뚜렷한 나라는 여름과 봄가을, 겨울에 쓰는 모자가 달라 모자도 계절마다 입는 옷만큼이나 다양하다. 소련이나 몽골같이 추운나라의 특징은 짐승 털로 만든 모자를 많이 쓴다. 귀부인들이 쓰는 모자, 숙녀들이 쓰는 모자, 등산모, 작업모, 멋으로 쓰는 모자, 상상도 못할 고가의 모자부터 2000~3000원 하는 싼 모자도 있다. 민족의 특징을 나타내는 모자도 많다. 민족의 특징을 나타내는 모자도 많다. 중국에 사는 소수민족들은 모자의 모양을 보고 어느 민족인지 구별하기도 한다.

실내에서는 모자를 벗어야 되지만 여자들은 모자를 쓰고 있어도 실례가 되지 않는 것은 여자들은 모자를 쓰면 머리 모양이 망가지므로 허용이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모자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단순히 머리를 보호하는 투구스타일 이외도 실생활 및 계절에 따른 생활의 기능성제품으로 발전하였고 무엇보다도 연령별로 차별화된 신분의 표현수단 및 예를 갖추는 중요한 의관으로서 남녀노소에 맞게끔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어 내려왔다.

현재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모자 형태는 주로 유럽의 서구문명에서 온 것이며 시대 및 문화적 상황에 따라 지역 및 국가별로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모자를 꼭 필요로 하는 신생아들이 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더운 나라에서 갓 태어난 아기들이다. 상하의 나라라도 엄마 뱃속에서 나오면 머리의 온도가 떨어져 추위 때문에 사망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어느 국제 복지 재단에서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신생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모자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재료를 사서 모자 하나가 만들어져 아기들이 받아볼 때까지의 비용이 만원이라고 한다. 만원만 들이면 신생아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의 모자 뜨기운동을 벌여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저개발국의 아기들이 체온이 떨어져 숨지는 것을 막아주는 일을 한다. 매년 전 세계에서 숨지는 400만 신생아 상당수의 사인이 저체온증 때문이라고 한다.

어른의 머리피부 면적이 몸 전체의 10%인 것에 비해 신생아의 머리 면적은 몸 전체 피부에 20%나 돼서 엄마 뱃속에서 갓 나왔을 때나 낮에 비해 온도가 떨어지는 밤에 추워서 많이 죽는다고 한다.

이렇게 모자를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모자라는 것이 머리에 얹는 단순한 치레가 아니라 생명도 구할 수 있는 귀한 물건으로 새삼스럽게 머릿속에 각인된다.

시골에서 양봉을 하고 있으니 모자는 필수적이라 모자를 스지 않고는 벌을 다룰 수가 없다. 그래서 모자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끼며 산다. 모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니 각양각색의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눈여겨보게 된다. 꼭 모자를 쓰고 일을 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자를 쓰지 않고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모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재적소에서 모자를 애용하면서 생활한다면 보는 사람도 좋고 머리를 보호하는데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모자 예찬은 끝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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