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지폐 (作法紙幣)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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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지폐 (作法紙幣)의 논리
  • 김영택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19.11.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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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칼럼위원)

| 중앙신문=김영택 | 길을 가다 보면 도로변 큰 길가에 걸려있는 이색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못 받는 돈 받아들입니다 라고 써져 내걸린 현수막을 보고 있자면 나 역시 빚쟁이가 되어 폭력배들에게 시달릴 것 같은 공포 분위기가 엄습해온다.

외진 곳도 아니고 차들과 사람들이 붐비는 로상 대로변에 공공연하게 폭력성 글을 써붙이고 불법으로 영업행위를 하는 간 큰 사람들의 뱃장에 덜컥 겁이 난다. 대부분의 빚쟁이들 처지가 사업에 망하고 살기가 어려운 데다 변제 능력이 없어 채무자로 남아 있는 것뿐인데 그런 사람한테서 못 받는 돈을 받아주겠다는 것은 조직폭력배가 아니고서야 선뜻 나설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속칭 해결사라고 자처하며 독버섯처럼 자생하는 그들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상상도 못할 갖은 악행을 저지른다고 한다. 사람을 폭행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납치와 감금하는 행위까지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인구밀도가 높아져서 이에 걸맞게 서비스직 종도 다양하다지만 폭력을 써서 돈을 받아주는 것도 과연 직업이라고 봐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

교차로와 가로수와 같은 생활신문과 전단지에 실려있는 광고를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내용의 글들이 매일 올려져 호객행위를 한다 노름판에서 뒷돈을 대준 폭력배들이 채무자가 돈을 안 갚으면 목숨까지 담보로 하고 지옥까지 쫓아간다는 이야기는 겁을 주려는 노름판 세계의 막말로 흘려들었지만 죄의식 없이 노골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해결사들의 직업은 섬뜻하다 못해 오싹해진다.

인구가 많다 보니 사람들의 생활에 맞춰진 신종 직업이 뜨고 전혀 예상도 못한 직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수시로 돌려지는 상가록을 보면 생판 보지도 못했고 들어 보지도 못한 직업들이 숫하게 명부에 올려져 고개를 가로젓게 한다.

인구증가와 더불어 잘못된 문화생활의 영향으로 인해 사람들의 행동은 갈수록 나태해지고 일상생활은 더욱 편해지기를 갈망한다.

한때는 저것도 직업인가 하여 부정적 눈길을 보냈던 대리운전과 청소대행 심부름센터는 이제 고정적 수입원이 된 훌륭한 직업이 되었다. 무서운 것은 돈이라면 가리지 않고 대리모와 살인 청부까지도 뒷거래를 한다고 하니 악령에 불거져서 갈 때까지간 윤리관이 도대체 어디까지 표류할지 사뭇 걱정스럽다.

사회가 불안정하고 혼란에 빠져들면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사회를 좀먹는 인간들이 제세상을 만난 것처럼 활개를 친다. 농촌 과다르 게 밀집된 도시는 범죄자들이 숨기 좋고 활동하기 좋은 곳이다. 살인과 폭력 등 범죄사고가 매일 매스컴을 장식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에 이르기까지 교육과 주변 정서가 올바른 인생관을 좌우한다. 못살아도 올바른 정신만 확고하면 난관에 봉착해도 죄를 짓지 않고 정직하게 살아갈 사람이고 물질 적부가 풍족한 사람일지라도 정신상태가 잘못되었다면 죄짓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이 실감 난다.

누구나 죄를 지으면 이에 상응하는 벌을 반드시 받아야 마땅한데도 인권침해란 이유로 죄를 다스리는 법정 구형이 솜방망이다 보니 살인과 같은 강력사건이 줄지 않고 죄짓고 감방에 갔다 온 것을 오히려 뻔뻔스럽게도 영웅처럼 미화한다. 이슬람은 도둑질한 사람의 손목을 자르고 간음한 여인은 돌로 쳐서 죽이는 율법을 집행한다.

민주주의의 기본권이 배제되고 인권이 몰수된 악법이지만 그래도 살인과 같은 강력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평화롭기만 하다고 한다.

인구가 많다 보니 사회구조를 지탱하는 자율기능이 약해지고 혼란과 무질서의 병폐가 비대해져서 조절과 통제를 가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무법천지와도 같아진다. 그 요지경 같은 세상을 통제하고 분배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 만든 법이다. 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법을 만들고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자기가 만든 법에 올켜드는 작법 지폐의 논리와도 같다. 군사정권 시절 삼청교육 제도가 있었다. 억울한 피해자도 많았지만 폭력을 일삼는 깡패와 사기꾼들을 소탕한 관계로 국민적 호응도가 높았다.

사회가 어수선하니까 과거 군사 정권 시절을 강도 높게 비난하던 사람들조차도 삼청 교육과 같은 특별교육을 주문한다. 문민정부 이후 정치가 민간정부에 환원되어 국민의 권익은 자유로와졌으나 암적 존재인 살인과 폭행 등 강력범죄가 끊일 줄 모른다.

살인범은 극형으로 다스려야 하고 성폭행범과 사기꾼들은 그에 합당하는 벌이 내려져야 함에도 법정의 판결문은 인권을 우선시하는 명분으로 인해 처벌은 가볍기만 하다 보니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같고 전과 경력만 늘어나게 해서 밝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부의의지가 과연 실현될지 다소 의문스럽다.

비바람도 쉬어가고 태풍도 잠잘 때가 있는데 사람 사는 사회만은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인간사회의 자정 역할을 담당해온 법은 법을 만든 국회의원도 예외일수 없고 법을 집행하는 사법부의 판검사도 에누리 없이 지켜져야만 법을 만든 기본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미국은 준법정신이 투철한 나라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적용되고 비록 대통령과 장관일지라도 법을 위반했거나 범죄사실이 드러나면 국민들에게 불법사항을 이실직고하고 영원히 정치권을 떠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비리를 밥 먹듯 하고 범죄에 연루된 사실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우리나라의 위정자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죄짓고 감옥에 갈 때는 얼굴도 못 들던 사람들이 형기를 마치고 나오면 마치 민주화 투사처럼 매도하고 의기양양한 모습이 정말 꼴 보기 싫고 가증스럽다.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배웠다는 정치인들의 하는 짓에 국민들은 그저 염증을 느낄 뿐이다.

아무리 자유로운 민주국가라 할지라도 법질서를 위반하면 잘못을 인정하고 법의 심판에 따라야 하는 기본양심이 필요하다.

양심을 모르는 자는 철면피와 같은 존재이고 물을 흐려놓는 미꾸라지와도 같다. 이 땅에는 양심을 지키려는 신선한 사람과 종교의 힘을 빌어서 비양심을 양심으로 미화하려는 어정쩡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양심을 져버리고 악마처럼 날뛰는 자들이 있다. 양심을 져버린 자들의 행동은 어느 곳에 가던지 환대받지 못하고 외면당하기 마련이다 사람이 다니는 대로변에 법을 무시한 체 불법으로 현수막을 내걸고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영업행위를 하는 조직폭력배의 행동은 양심을 남김없이 지워버린 인간 말자임에 분명하다.

그런 자들을 깨우치고 순화시키기 위해서라도 법은 반드시 필요하고 엄정하게 지켜져야 한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한다 옛 왕조시대 악법도 법이거니 생각하고 맹종했던 때와는 달리 지금 시대는 민주주의의 이념과 국민교육 수준이 높아져서 법조문을 유리하게 해석하고 자기 변론에 당당하다. 헌법에 명시된 행복추구권은 범죄자나 선량한 시민을 구분하지 않고 동등한 권한을 부여하여 권리를 찾게 한다.

악법도 법이라고 주장한 소크라테스는 이미 오래전에 사망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념은 아직도 유전자처럼 남아서 유권해석의 가치관을 오락가락 헷갈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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