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국회의원 증원보다 ‘自省’ 할 때
상태바
지금은 국회의원 증원보다 ‘自省’ 할 때
  • 박남주 기자  oco22@hanmail.net
  • 승인 2019.11.03 13: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남주 국장

| 중앙신문=박남주 기자 | 국민들의 피와 땀인 엄청난 혈세를 받으면서도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자기네 식구들의 수를 늘리자는 발언에 국민들의 공분(公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며칠 전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4.15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 내에서의 증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나라의 앞날과 민심, 국민적 여망을 뭉갤 수 있어 염치없는 일 일 뿐 아니라, 국회의원 정수를 10% 줄이자는 야당의 제안에 국민 60%가 찬성한 여론 조사를 무시한 처사여서 더욱 그렇다.

국민이 안중에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개월 넘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국회와 국회의원의 무능을 국민들은 지겹도록 지켜봤다.

민심이 두 쪽으로 갈라져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음에도 국회는 허송 세월을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제 식구만 늘리려 하는 행태를 보고 있자니 어안이 벙벙하다 못해 말문이 막힌다.

국회의원 수가 모자라서, 특권이 부족해서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 국회는 특권 의식에서 벗어나 위민을 앞세우는 새 국회상을 정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역대 총선 때마다 행했던 일련의 통큰 후보의 선택과정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총선사례를 보면 인물과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지금은 감옥에 갇힌 신세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로 누란에 처한 한나라당 구원투수로 등판해 나름 설득력 있는 공천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형준 교수, 이혜훈 의원 등 학계와 언론계, 법조계 등에서 평이 좋은 인물 여러 명을 영입해 선거를 치렀다.

박 비대위원장은 공천에 거의 개입치 않고 홍준표, 김문수 당시 의원 등에게 맡겨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난 1996년 국민회의를 창당할 당시 정동영 대표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 추미애 의원, 천정배 의원 등 지금도 나름의 정치적 역할을 하고 있는 새 인물을 등용해 성공했다.

김 전 대통령(DJ)의 경북여고와 한양대 출신의 추미애 판사 영입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는 후일담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YS)도 DJ와 마지막 대결을 벌인 1996년 총선 때 이재오, 홍준표, 김문수 전 의원 등을 삼고초려 끝에 발탁해 총선에 출마시켰다.

따라서 각 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04년과 이회창의 2000년, YS의 1996년 총선 인물 영입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약점이 무엇인가를 살펴 이를 보완할 인물 수혈이 돼야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득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세비는 1인당 연간 1억 3796만 원으로 하루 37만 7977원이다. 게다가 의원 한 명에 9명(보좌관, 비서관, 인턴)의 보좌진까지 합치면 의원 한 사람당 연간 약 7억 여 원의 국민혈세가 지급된다.

이 밖에 일반수당과 관리업무수당, 급식비, 입법 활동비 등도 적지 않다. 별도로 년2회 일반수당 50%씩, 명절 수당도 60%씩 받고 특위활동비에다, 배우자 수당과 자녀 학자금, 차량유류비, 간식비도 지원된다.

국회의원 300명에게 매일 5억 5500만 원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데, 이같은 세비는 OECD 국가 중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다. 그래서 놀고먹는 국회, 일 안하는 의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으며, 참으로 국민을 생각치 않는 염치없는 주장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국민이 모르는 것 같지만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선거 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늘 현명했다. 정치권의 자성(自省)을 촉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김포시청 공직자 또 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