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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택 칼럼]有我無蛙 人生之恨(유아무아 인생지한)
  • 중앙신문
  • 승인 2017.06.14 14:31
  • 댓글 1
이보택(언론인 )

유아무아 인생지한?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 게 내 인생에 한이다. 이 글은 고려시대 대학자 여주 이씨 이규보(1168 고려 의종22〜고종28>1241) 선생이 세 번이나 과거에 낙방하고 외진 산중에 집을 짓고 초야에 묻혀 살며 집 대문에 붙여놓은 글이다.

이글의 유래를 보면
고려 명종 왕이 단신으로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다행히 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을 했지만 집주인(이규보)은 조금만 내려가면 주막이 있다고 안내해 명종 왕은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그 집 대문에 붙여있는 글 내용이 임금을 궁금하게 하였다. ‘유아무아 인생지한’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에 한이라는 글을 읽고 개구리가 무얼까?

왕은 한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 만큼의 지식은 갖추었기에 개구리가 뜻하는 걸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감이 안 잡혔다. 그래서 주막에 가서 국밥을 한 그릇 식혀먹으며 주모에게 외딴집(이규보 집)에 대해 물어보았지만 주모의 대답은 과거에 낙방하고 마을에도 잘 안 내려오고 집안에서 책만 읽으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에 임금은 궁금증이 발동하여 다시 그 집으로 가서 사정사정한 끝에 하루 밤을 묵어갈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잠자리에 누었지만 집주인의 글 읽는 소리에 잠은 안 오고 궁금해서 면담을 간청했다. 그리고 궁금하게 여겼던 ‘유아무아 인생지한’ 이란 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집주인은 옛날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을 때 까마귀가 꾀꼬리한테 내기를 하자고 제의 해왔다. 3일 후에 노래 시합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는 두루미를 심판으로 하자는 것이다. 꾀꼬리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노래를 잘 하기는 커녕 목소리 자체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자신에게 노래 시합을 제의하다니, 하지만 월등한 실력을 자신했기에 시합에 응했다.

그리고 3일 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가꾸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노래 시합을 제의한 까마귀는 노래 연습은 안 하고 망을 가지고 논두렁에 개구리를 잡으러 돌아다녔다. 그렇게 잡은 개구리를 두루미한테 갖다 주고 뒤를 부탁했다. 약속한 3일이 되어서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곡씩 부르고 심판인 두루미의 판정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꾀꼬리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고운 목소리로 잘 불렀기에 승리를 장담했지만 결국 심판인 두루미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말은 불의와 불법으로 얼룩진 나라의 실정을 비유해서 한 말이라고 임금에게 설명하고 이어 이규보 선생은 자신이 생각해도 자기는 그 실력이나 지식은 어디 내놔도 안 지는데 과거를 보면 꼭 떨어진다고 말했다. 시험관은 돈이 있느냐 정승의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신은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 같은 입장이지만 까마귀가 두루미한테 상납한 개구리 같은 뒷거래가 없었기에 번번이 낙방하여 초야에 묻혀 살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은 이규보 선생의 품격이나 지식이 고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과거에 여러 번 낙방하고 전국을 떠도는 떠돌이인데 며칠 칠 후에 임시 과거가 있다 해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중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궁궐에 돌아와 임시 과거를 열 것을 명령했다. 과거 보는 날 이규보 선생도 뜰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가다듬으며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시험관이 내건 시제가 ‘유아무아 인생지한’ 이란 여덟 글자였다. 다른 사람들은 그게 무엇을 뜻하는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이규보 선생은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큰절을 올리고 답을 적어 냄으로서 장원급제하여 명종, 신종, 희종 왕을 거쳐 고종 때 대학자로 명성을 드높인 고려 때 대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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