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7억 주고 산 내 땅밑이 쓰레기 더미라니"…29년전 화성시 쓰레기 매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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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7억 주고 산 내 땅밑이 쓰레기 더미라니"…29년전 화성시 쓰레기 매립 논란
  • 화성=김소영 기자  4011115@hanmail.net
  • 승인 2019.03.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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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 "쓰레기 화성시서 치워줘야"…시 "법률검토 중"

| 중앙신문=화성=김소영 기자 | 화성시가 29년 전 개인땅을 빌려 쓰레기를 매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 땅을 매입했다가 쓰레기가 묻힌 사실을 알게 된 토지주 김모(50)씨는 화성시에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땅속에 묻혀 시커멓게 썩은 흙과 비닐, 병, 프라스틱 등 각종 쓰레기들이 나왔다. 2019.03.15 (사진=김소영 기자)

15일 화성시와 토지주에 따르면 땅 주인 김모(50)씨는 지난 2013년 화성시 황계동에 지목 상 답인 논 2천800㎡를 구입해 골재 매매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농지에 골재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쪽파를 심어 농사를 지으려고 했지만 농사에 번번히 실패했다. 이 후 땅속에 쓰레기가 묻혀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최근 굴착기를 동원해 땅을 파자 시꺼먼 침출수에 기름띠, 각종 쓰레기가 나왔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생겨난 침출수가 주변 땅을 오염시킨 듯 땅속은 시꺼멓게 변해있다. 땅속에는 시커멓게 썩은 흙속에 섞인 비닐과 플라스틱, 병, 신발, 의류 등 여러 가지 쓰레기가 묻혀 있었다.

토지주 김모(50)씨는 화성시가 29년 전 쓰레기를 묻었다며 증거자료로 임대차 계약서 한 부를 내밀었다. 1990년 1월 당시 화성군 태안읍장은 당시 토지주인 A씨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A씨의 땅 3천여㎡에 쓰레기를 매립했다.

사업장 가운데 땅속에 묻혀있던 시커먼 쓰레기들이 발견되면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2019.03.15 (사진=김소영 기자)

당시 토지 임대차 계약서를 보면 태안읍은 1990년 1월 12일부터 연말까지, 평당(3.3㎡) 700원씩 총 65만5천900원을 주고 이 토지를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했다. 당시 쓰레기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를 방지할 차수 매트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약서에는 "쓰레기 매입 완료와 동시에 60㎝ 이상 복토하여 농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복구할 의무를 진다"고만 돼 있다.

당시 환경 관련 법상 쓰레기 매립장은 3천300㎡ 이상이거나 쓰레기 양이 1만㎥ 이상이면 매립장 설치허가와 공공시설 입지승인 등 절차를 거치게 돼 있었으나 해당 토지는 면적이 불과 203㎡ 모자라 대상이 아니었다. 땅 주인이 한차례 바뀌고 나서 2013년 이 땅을 7억 원가량 주고 매입했다.
땅주인 김씨는 "이런 땅에 어떻게 농사를 지으란 건지 모르겠다. 골재 매매상은 영업을 더 안 해도 좋다"며 "전 재산을 주고 산 내 땅에 화성시가 묻은 쓰레기를 모두 치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1994년 이전까진 읍면동에서 나온 쓰레기는 읍면동장이 알아서 자체 매립했다”며 “민원이 제기된 만큼 법률 검토를 거쳐 시에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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