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판도 뒤집히는 변화무쌍한 민심의 무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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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판도 뒤집히는 변화무쌍한 민심의 무서움
  • 권영복 기자  bog0170@naver.com
  • 승인 2024.03.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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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복 기자
권영복 국장

| 중앙신문=권영복 기자 |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변화가 무쌍하다. 불과 한 달 전까지는 대통령의 지지율과 여당의 우세가 관측됐으나 몇 주 사이 야당의 강세로 판도가 뒤바뀌었다. 이 같은 민심 변화의 원인에 대해 대다수 언론과 정치인들, 평론가들은 대통령실 리스크를 꼽는다.

비근한 예로 이종석 대사의 도주하듯이 출국한 장면, 군 정보사 출신이라는 황상무 전 대통령실 수석의 언론인에 대한 ‘88년 정보사 요원들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아느냐언급 등이 민심 격변의 주된 요소로 꼽힌다. 문제가 발생하자 대통령실은 이종석 대사, 황상무 수석을 감싸는 입장을 내놨고 이는 민심 악화의 결정타였다.

다소 우세하다는 지지율에 도취돼 오만을 부린 것으로 판단한 국민들은 싸늘한 여론으로 대응하고 있다대통령은 전국민이 힘을 모아 선출한 사람이므로, 누구보다 민심에 귀 기울이고 즉각 반응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귀 닫고 입을 틀어막고 고집스럽게 마이웨이만 한다면 주권이 있는 국민들에게 혼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면서 최근의 정치 성향 추세는 균형감을 갖춘 중도층이 많아졌다. 니편내편 진영논리에 휩싸인 맹목적인 우파 또는 좌파에 비해 치우치지 않은 균형감각을 갖춘 중도층은 객관적 성찰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중도층은 당신은 일찍이냐 또는 이찍이냐라고 편향적으로 묻는 정치인을 추종하지 않는다.

정치의 팬덤화, 추종세력화, 심하게는 종교적으로 변질시키는 정치인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그런 정치인들을 심판할 수 있는 유권자는 결국 중도층이다그런데 최근의 추세를 보면 중도층들은 추종세력 양성 정치인은 논외로 치고, 그보다 더 시급한 일이 바로 오만한 권력에 대한 심판이라고 무게를 두는 것으로 분석된다.

평생을 외골수처럼 자신이 옳다는 것만 밀어붙여 자신보다 강자들과 싸워내 이겨 결국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는 있어도, 자신보다 약자인 국민들을 상대로 내가 하는 게 옳다고 고집부리면 제대로 국정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신보다 강자에게는 강해야 하고, 약자인 국민들에게는 한없이 약해야 하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가 심각해지고 물가는 잡히지 않아 서민경제가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의 당수들은 상대방 저격에만 골몰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런 정치에 지쳐가고 있다. 상대방 악마화, 상대방 죽이기에 나선 정치 세태 말이다그럼에도 여당 내부, 대통령실과 여당 비대위의 갈등까지 돌출하는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니 얼마나 기가 막히고 한심스럽게 보이겠는가.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고 신뢰감을 주는 정책에 더 골몰했다면 질타가 적었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민심의 변화는 초고속이다. 410일까지 남은 20여 일 동안 또 뒤바뀔지 모른다. 상대방 죽이기보다는 민생에 애를 쓴 쪽이 결과적으로 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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