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값과 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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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값과 저출산
  • 김성운 기자  sw3663@hanmail.net
  • 승인 2023.12.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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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운 기자
김성운 기자

[중앙신문=김성운 기자] 저출산이 역대 최저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암울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국내 거시경제연구 보고서를 통해 고용, 주거, 양육에 대한 미비와 불안이 저출산의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급격한 집값 상승이 주거 불안을 키웠고 이는 청년세대들에게 미래에 대한 절망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집값을 2015년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전망했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낮춰서 지방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합리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와 투자 또는 투기가 비교적 경제적 기반이 약한 청년세대들을 좌절케 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은 주변의 청년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그렇다. 주변의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의 미혼 남녀들에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으면 집 살 돈이 어디 있느냐”, “아이 사교육비는 어떻게 감당하느냐”, “서울에서 살아야 아이를 키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등의 말을 하곤 한다. 조부모나 부모 때부터 지방도시에 거주하면서 대대로 지역에서 자리를 잡은 집안의 배경이 없으면 구태여 지방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보다는 더 일자리가 많은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가는 형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방에는 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지방이 소멸되고, 기형적으로 덩치가 커진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수도권 내에서의 경쟁과 갈등, 이로 인해 파생되는 소모적인 행정력 낭비 등이 빚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들은 이미 지난 십여 년 이상 우려돼 왔던 일들이다. 그러나 고쳐지는 것이 없다. 오히려 저출산과 고령화와 지방소멸이 더 가속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전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다. 서울에 모든 기반시설과 일자리, 행정기관, 정치기관, 기업, 문화, 상업시설 등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청년들은 서울에 살기를 원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니 수도권에 머무른다. 지방에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저출산 대책을 세우려면 집값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 기준은 청년들이 미래 20~30년을 저당 잡힌 채로 빚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몇 년 열심히 사회생활한 뒤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집값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을 보라.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분양 공고만 봐도 집값 수준이 민간 아파트보다 저렴하다고 보기 어렵다. 한번 올라간 물가는 내리기 어렵고 그처럼 집값도 잡기 어려운 것이다. 정책을 잘못 펼친 자들의 잘못이 매우 크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의 경쟁력을 더 키우겠다면서 메가시티 서울을 만들고, 수도권 주변 도시들을 서울에 편입시키겠다면서 그 도시 주민들에게 집값 상승의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것은 책임감 있는 리더들의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또한 청년들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겠다면서 을 권하는 정책을 자꾸 만들어 내는 것도 올바른 국가의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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