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겨울, 연을 날리던 그리운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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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겨울, 연을 날리던 그리운 시절’
  • 오기춘 기자  okcdaum@hanmail.net
  • 승인 2023.11.2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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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춘 기자
오기춘 부국장

| 중앙신문=오기춘 기자 | 이제 추운 겨울 아이들은 콧등과 귀가 얼 정도로 밖에 나와 놀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기억이 아른 거리는 일처럼 연 날리기 놀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1세대(55-64년 출생자)들의 주요 겨울 놀이는 팽이 돌리기 그리고 연 날리기였다. 솜잠바에 털모자 눌러쓰고 추수가 끝난 꽁꽁 얼어 있는 논바닥으로 나가 방패연, 가오리연 등을 날리며 놀았다. 연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 시대 아이들은 특별한 연을 만들어 자랑도 하곤 했다. 그중에 대표적인 연은 위에서 말한 방패연과 가오리연이다.

연은 민속놀이뿐 아니라 통신수단으로 사용되었고, 연을 높이 날리며 연 끈을 끊어 가정의 안녕을 기원을 했던 기복신앙의 일종으로도 사용했다.

연을 날리는데 필요한 도구가 있다. 실을 감았다 풀었다 하는 얼레. 연을 날릴 때 참으로 중요한 기구다. 끈을 감았다가 풀었다가 연을 날리는 기술이 얼레에 있다. 어릴 적 기억으로 연을 잘 날리는 사람들은 이 얼레라는 실감 개을 잘 가지고 놀았다. !!! 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으니 지금은 아련한 기억 일 뿐이다.

또한 연을 날리는 사람끼리 연 싸움을 하기도 했다. 서로 줄을 부딪쳐 연을 날리면서 상대편 연 줄을 끊어 버리는 경기다. 서로 동의를 하고 하는 게임인 만큼 져도 불만은 없다. 아쉬움만 있다. 그래서 이기기 위해 연 줄에 사기그릇 가루나 유리 가루를 풀에 섞은 후 줄에 발라서 미리 준비를 한 후 경기에 임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웃픈 기억이지만 이기려는 열정들은 대단했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민속놀이지만 연 날리기에는 과학적 원리들이 많다. 실을 감는 얼레는 바람으로 날아가는 연의 힘을 지탱해 주는 지렛대 원리가 있다. ‘얼레는 원통형 실감개로 만들어져 지름이 크기 때문에 한 바퀴만 돌려도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감아 당길 수 있다. 역으로는 줄을 풀어 빠르게 멀리 날릴 수가 있다. 또한 연은 바람의 원리를 생각하게 해주는 놀이다. 공기 저항을 일정하게 잘 맞추어야 연 끈이 끊어지지 않게 잘 날릴 수가 있다.

그리고 연은 놀이의 일종뿐 아니라 전장에서 유용하게 이용되기도 했다. 연의 유래는 전장에서부터 시작된 일종의 군사 작전용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것이 일반인들이 사용하면서 국민 놀이로 바뀌게 된 것이다. 특히 겨울철에 연을 날리는 풍습은 년 초의 새해 복을 기원하는 기복 신앙과 함께 하면서 겨울철 민속놀이가 된 것이다.

이제 아이들은 연을 날리기 위해 겨울철에 밖에 나가지 않는다. IT 게임을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핸드폰만 있으면 하루 종일 핸드폰을 손에 들고 게임을 하는 시대다내가 할아버지가 되어서 손주들 연을 만들어 주고 싶기도 하지만 손주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을 듯해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핸드폰을 들고 게임을 하는 손주들을 보면 미소만 띠고 무슨 놀이 인지 쳐다보고 허허허 웃기 일쑤다. 도와줄 것이 없다. 내가 모르는 것이고 나 보다 아이들이 한 수, 아니... 열 수는 위다.

한 번은 손주가 너무 핸드폰에 너무 빠져 있어 못하게 한 적이 있다. 손주는 뒹굴고 울면서 아주 강력한 항의를 했다. 어찌 보면 그때 연을 못 날리게 했을 때 뒹굴며 울었던 나와 다름이 없어 보인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은 다 비슷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면 생떼를 써야 했고 그것의 강력한 항의는 뒹굴며 우는 것이다. 그때 나의 아버님도 그러했다. 허허허...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추운 겨울 꽁꽁 언 논에 나가서 연을 날리지 않아도, 밖에서가 아닌 핸드폰 속에서 연 날리기게임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겨울날 연을 날리던 어릴 적 추억의 사람들 모습이 아른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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