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지금, 뒤돌아 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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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지금, 뒤돌아 볼 때
  • 김종대 기자  news3871@naver.com
  • 승인 2023.09.13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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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 중앙신문=김종대 기자 | 오늘과 내일은 가을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리겠다는 소식이다. 그렇게 무더웠던 여름더위와 초가을 늦더위도 한풀 꺾이는 모양이다.

봄비는 한 번씩 내릴 때마다 더워지고 가을비는 한 번씩 내릴 때마다 추워진다는 얘기가 있듯이, 속담처럼 가을비 한 번에 내복 한 벌인 셈이다. ‘봄비는 잠비 가을비는 떡비라는 속담도 있다. 봄엔 비가 내려 시간이 나면 낮잠을 자게 되고, 수확철인 풍족한 가을철엔 이것저것 먹을 것이 많아 넉넉한 곡식으로 떡을 해 먹고 지낸다는 이야기겠다.

두 가지 속담 중 첫 번째 가을비 한 번에 내복 한 벌이란 속담처럼 요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큰 걱정이다. 가을이 지나고 어김없이 찾아올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연료비 등 추가로 지출해야 할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리잔 같은 투명한 살림에 돈 쓸 곳이 더 늘어나니 걱정이 태산이다.

생활이 오죽 어렵다 보니 집주인의 어려운 눈치를 보면서 내야 할 집세까지 밀리는 지경에 있는 가구들이 있다. 겉으로 보면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일이 생기고 나면 어려운 사람들은 어김없이 발견된다.

이른바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하다며 집세와 공과금 70만원을 남긴 송파 세모녀 사건과 병원비 때문에 월세가 늦어질 것 같아 죄송하다는 글을 남긴 수원 세모녀 사건이 대표적이다.

또 우리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전세사기로 인해 세상을 등진 사람들도 결국 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이었다. 송파 세모녀 사건과 수원 세모녀 사건, 전세사기 사건을 겪으면서 많은 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국 전북 전주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말았다.

전주의 한 빌라에서 생활고를 겪던 40대 초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은 동맥경화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이 나왔지만 병원치료를 받은 진료기록은 없었다고 한다. 또 숨진 40대 엄마 옆에서 발견된 3~4세 아들은 출생기록이 어디에도 없는 그림자 아동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교육당국과 함께 아동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집세와 전기요금, 가스비 등도 미납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송파 세모녀 사건, 수원 세모녀 사건과 별반 다르지 않았었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솔직히 할 말은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세상과 이별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진정 위기가구들을 잘 살펴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좀 더 살펴보고 뒤돌아 볼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는 도움도 시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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