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 철저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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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 철저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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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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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 철저히 해야.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경기도 내 독립운동 사적지들의 관리가 엉망으로 드러나 안타깝다. ‘국내 독립운동·국가수호 사적지' 데이터에 따르면 경기지역 독립운동 사적지는 3·1 운동 155, 의병전쟁 33, 해외독립운동가 11, 의열투쟁 8곳 등 총 233곳이다. 각 대표 장소는 사강장터 3·1 운동 만세시위지, 최익현 생가 터, 조소앙 형제 집터, 현방리 경찰관주재소 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수원자혜병원 3·1 운동 만세시위지처럼 멸실(92)됐거나 김량장공립보통학교 3·1 운동 만세시위지 등 변형(121)된 사적지는 213곳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흔적의 91.4%를 보전하지 못한 셈이다. 원형 보존은 13, 복원은 7곳에 그쳤다. 대표적 훼손 사적지는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 2가의 김세환선생 생가터다. 김 선생은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48인 가운데 한 명으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 된 독립유공자다. 생가가 있던 자리는 현재 상가가 들어서 있다. 40여 년 전 도로 확장 공사로 철거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수원고등농림학교도 마찬가지다. 1920년대 학생들이 동맹휴학과 비밀결사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이곳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가 들어섰다가 2003년 학교가 서울로 이전하면서 10년째 방치돼 있는 상태다. 일제강점기 만주 지역에서 항일 무장 독립운동을 지휘하며 일본군을 네 차례나 크게 무찔렀던 김규식 장군의 구리시 사노동 생가터도 안내표지판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이처럼 전체 사적지 중 형태나마 원형이 보존돼 있는 곳은 극소수에 달한다. 대부분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안내판은 물론 건물 흔적조차 없는 곳이 상당수다. 사적이 위치한 인근 주민들조차 사적지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나마 설치된 표지판도 훼손되거나 쓰레기 속에 방치되는 등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시가 무분별히 개발되고 역사의식마저 결여된 탓으로 풀이된다. 사적지는 일본 강점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일제에 대항했던 현장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후손들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적지 관리부실은 경기도와 시·군의 책임 떠넘기기에서 비롯되고 있어 더 그렇다. 사적지는 문화재와 달라 관리 근거가 애매한 탓은 있다. 또 토지소유주와의 복잡한 문제도 얽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할 지자체가 서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 관리를 위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선열들의 호국정신을 지키는 일은 후손 된 우리 모두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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