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화재청 결정 대가 끊겨버린 무형문화재 경기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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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화재청 결정 대가 끊겨버린 무형문화재 경기민요
  • 허찬회 기자  hurch01@hanmail.net
  • 승인 2023.06.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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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찬회 기자
허찬회 국장대우

| 중앙신문=허찬회 기자 | 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보유자 인정예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요즘, 근 한 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대를 이어 전승되던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의 맥이 끊길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경기민요를 사랑하는 많은 전승자들과 도민들의 슬픔과 한숨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문화재 관리국은 지난 1975년 경기민요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면서 소리 속이 다르다는 점을 중시해 계보를 인정했다. 초대 경기민요 보유자로 묵계월(이경옥), 이은주(이윤란), 안비취(안복식) 세 분이 12 잡가 4곡씩을 나누어 각각 보유자로 인정한 것이다(묵계월: 적벽가, 선유가, 출인가, 방물가), (이은주: 집장가, 평양가, 형장가, 달거리), (안비취: 유산가, 제비가, 소춘향가, 십장가).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지난 5월 문화재청이 2021~2023년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보유자 인정조사를 실시해, 최종 후보 김혜란(안비취 유파) 이호연(안비취 유파) 김장순(이은주 유파) 김영임(묵계월 유파)4명 중 김장순(이은주 유파)과 김영임(묵계월 유파)48년 만에 제외시킨 것이다.

지난달 12일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로 김혜란(안비취 유파)과 이호연(안비취 유파), 안비취 유파만 인정 예고했다. 인정예고 기간에 아무런 문제나 이의제기 없다면,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정심의가 의결되면서, 경기민요는 이춘희(안비취 유파), 김혜란(안비취 유파), 이호연(안비취 유파) 3명의 국가문화재 보유자가 안비취 유파로 천하통일되고 묵계월 유파와 이은주 유파는 국가무형문화재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사안은 수천여명의 경기민요 전승자와 수만여명의 일반 전승자의 운명을 가르는 사안이다. 경기민요 전승자들은 몇 48년 만에 찾아온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가 보유자 재탄생을 자축하고 기뻐해야 할 입장인데, 문화재청의 위원회의 결정에 망연자실하고 있는 듯하다.

두 후보가 인정 예고된 안비취 유파 또한 자축은 고사하고 함께 동고동락해 온 경기민요 식구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탈락한 묵계월 이은주 유파의 전승교육사들은 돌아가신 선생님의 유지를 받들지 못한 죄책감으로 침통하고 있다. 전승교육을 받던 이수자, 전수생들은 졸지에 가문을 잃고 고아가 되었다, 즉 초상집이 된 것이다우리의 귀중한 무형문화재인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는 다 중요한 문화재다. 경기민요 중 묵계월류, 이은주류의 두 전형이 사라지지 않도록 보존·전승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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