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불황이 초래한 경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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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불황이 초래한 경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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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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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반도체 불황이 초래한 경제 위기.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수원시의 세수는 삼성전자에 의해 좌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체 세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 용인, 평택도 마찬가지다. 지방 자치단체 살림에 그만큼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삼성전자 수익이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비춰보면 이는 그야말로 찻잔 속 태풍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5800억원 적자를 냈다. 나라 전체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적자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4분기 마이너스 6900억 원, 20091분기 적자 7100억 원 발생 이후 최대다. 그리고 14년만에 처음 기록한 것이다. 누구도 예상 못 한 것이어서 충격을 더 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가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각종 경제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반도체가 제조업 생산의 10%,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등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임을 생각하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 같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 한국 경제 기초여건 즉 기업 펀더멘털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상공업계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 무역수지가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4월 말까지 쌓인 무역적자가 26584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하지만 더 큰 걱정은 향후 전망마저 어둡다는 것이다. 우리 반도체는 미·중 기술 분쟁의 한복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사실상 해결되지 않았다. 반도체지원법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해 서다. 가뜩이나 IMF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상황에서 걱정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25년 전 외환위기 직전으로 돌아갔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최악이라는 상황은 삼척동자도 다하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반도체 위기를 해당 기업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할 경우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악재들만 쏟아져 어디 기댈 곳 하나 없다. 국가 경제를 떠받쳐 온 반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경제 주체들 모두가 긴장해야 해야 하는 이유다. 이럴 때일수록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 돌파 노력이 선행되는 것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도 중요하다. 위기돌파는 3박자가 맞아야 가능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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