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육비 부담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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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육비 부담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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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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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양육비 부담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한국이 오명의 세계 최고 타이틀 기록을 또 하나 갖게 된 모양이다. 비록 외국의 인구 문제 연구소가 내놓은 분석이지만 최근 우리의 양육비용이 1인당 GDP7.8배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 발표해서다. 이번에 조사된 양육비용은 태어난 자녀를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을 일컫는다.

중국 북경의 한 인구 문제 연구소가 각국 정부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아이 한 명을 18세까지 기르는 데 36500만원 정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 능력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과도한 부담이라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참고로 한국 다음은 중국으로 6.9배다. 선진국이라는 독일은 3.64, 프랑스는 2.24배로 우리는 이들 나라의 2~3배에 이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산율이 높아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젊은 비혼자가 늘어나는 것도 막을 수 없다. 비출산의 원인 중 57%가 양육비·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앞이 안 보일 지경이다. 저출산·고령화의 늪에 빠져가고 있는 우리로선 여간 걱정이 아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자녀 양육비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교육비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고 사교육비 조사결과.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원이다. 2021234000억원에 비해 11%가량 증가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2020302000, 2021367000원 이후 급증하고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도 높아져 초등학생 372000, 중학생 438000, 고등학생 46만원이다. 사교육 참여율도 78.3%로 역대 가장 높고 초등학생은 85.2%가 사교육을 이용 중이다.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학부모들의 공교육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특히 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자동 할당돼 학생 수가 줄어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사교육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학교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누가 뭐래도 사교육비를 포함한 양육비의 과다한 부담은 저출산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실시한 저출산 인식조사에서 만 19세부터 34세까지 청년세대가 출산을 원치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양육비·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57%)을 꼽았다. 지금까지 2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도 출산율 저하에 전전 긍긍하는 정부가 허투루 들으면 안 되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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