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 남지 않는 ‘청문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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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 남지 않는 ‘청문회’ 기대한다
  • 박남주 기자
  • 승인 2021.05.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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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주 국장
박남주 국장

지난 4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6,7일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하지만 도덕성 검증과 사생활 등을 위주로 한 청문회를 지켜본 대다수 국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삶의 질‘이 팍팍해진 판에 먹고 살기도 힘든데, 짜증스런 청문회에 관심을 가질만한 인내심에 더 이상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예견(豫見)대로 여야는 청문회 내내 사전에 계산된 셈법에 따라 ‘공격’과 ‘방어’란 논리로 맞서 짜증스런 공방 벌이기에만 급급했다.

‘적군’은 송곳검증을 했다고 하지만 인신공격과 신상 털기에 지나지 않았고, ‘아군’은 후보군을 감싸기에만 급급했다는 평가다.

여야는 결국 보고서 채택 거부와 단독 처리로 옥신각신한 끝에 공을 대통령에게 떠넘겨 임명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몇 년 전 벌어졌던 광경이 비슷하게 연출되는, 묘한 기시감(旣視感)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었다.

청문회 무용론은 차치하더라도 만연한 사회지도층의 도덕불감증은 심각함만 더할 뿐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국무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도덕적 흠결에 있어 지탄(指彈)의 대상이 돼 왔던게 사실이다.

탈세와 위장전입, 투기, 아파트 다운계약, 논문표절, 자녀의 이중 국적 등은 이제 기본이 된지 오래다.

이번 인사청문회 후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후보자 부인이 관세도 내지 않고, 외국에서 찻잔과 각종 도자기들을 들여와 허가 없이 판매했다.

또 제자 논문에 이름을 슬쩍 끼어 넣는가하면 아파트 시세차익으로 이득을 보는 등 지방세와 범칙금 체납은 ‘관례화’된 수준이다.

이런 일들은 비단 이번 정권 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거에도 장관을 꿈꾸던 많은 인사들이 부동산 투기와 병역 면제, 공금 유용 의혹, 음주, 사생활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엉터리 장관 후보자들이 적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자질과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면 임명치 않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지만 지켜지지 않긴 매한가지, ‘도긴개긴’이다.

후보자들은 으레 “몰랐다”거나, “그런 일 없다”고 발뺌하다 마지못해 사과하고, 슬쩍 넘어가기 일쑤다.

결국 수많은 의혹들은 묻히고, 정쟁(政爭)만 벌인 채 어물쩍 넘어가 장관이 되는 일이 다반사다.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최근 ‘한국사회의 도덕성’에 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사회적으로 높은 명성과 지위에 있는 집단과 계층의 도덕성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의원과 정치인은 2% 만이 도덕적이라고 평가했고, 특히 10명 중 9명 정도는 ‘상류층들은 정작 자신의 이익은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감을 일컫는 말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장관 후보자들에게 생각보다 높은 도덕적 의무를 요구하지 않는다.

탈세와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공금 유용 등 비도덕적 행위를 하지 말고, 한국 사회의 평균 만큼만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대통령은 이들의 도덕성과 자질에 흠결이 있다면 약속대로 임명을 철회하면 그만이다.

여러 의혹이 있음에도 장관직을 수행하는데 손색이 없다는 식의 변명은 ‘궤변(詭辯)’에 불과하다.

공직자의 가장 기본 덕목이라 할 수 있는 도덕성에 흠결이 많은 이가 장관이 되면 그 조직의 미래는 암울(暗鬱)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망각(忘却)해선 안 된다.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꼭 필요한 관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위엄도, 깊이도 없고 공직후보자를 무시하는 듯하며 고함치고, 윽박지르며 죄인 취급하는 인사청문회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의혹에 대한 해명이 명쾌하게 정리돼 청문회가 끝나면 후유증이 남지 않는 청문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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