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배의 소통유머]머리보다 마음이 중요하다

2018-06-21     중앙신문

미국의 한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예배 중 한 아이가 장난감 권총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화약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교회 안에 있던 사람들은 혼비백산하며 하나님을 찾았다. 당황한 부모가 아이를 심하게 야단치자 목사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늘 이 아이는 하나님을 위해 큰일을 했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오늘 신도들 앞에서 종말과 최후의 심판에 대해 소리 높여 외쳤지만 그 누구도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총소리 한 방으로 신도들은 하나님을 다시 찾기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논리를 넘어서는 감성, 머리보다는 가슴이 발달한 목사는 유머를 통해 두 가지 성과를 이룬다. 첫 번째는 부모에게 크게 혼이 날 아이를 구한 것이고, 두 번째는 설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신도들을 부드럽게 지적한 것이다. 누구도 불행해진 사람은 없다.

기업을 대표로 한 조직은 그동안 어떻게 사람을 관리해야 최대의 생산성을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따를 것이라며 조직원을 독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상에도 한계는 있는 법이다. 국민소득 이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보상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조직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했고, 그것은 인간성 회복과 일에 대한 즐거움이었다.

한 기업 강의를 가던 중 갑자기 차가 고장이 난 적이 있다. 강의까지 남은 시간은 30분. 담당자에게 다급히 연락했다.

“어휴~ 나 김진배 강사…… 어휴~ 차 고장…….”

한숨 반 걱정 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담당자는 내 상황을 이내 파악하고 딱 한마디 했다.

“걱정 마세요. 곧 차 보내겠습니다.”

5분 만에 담당자가 함께 탄 차가 도착했고, 나는 편안하게 차 안에서 강의 관련 프레젠테이션도 받을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나고 담당자에게 말했다.

“제 차는 지금 어느 카센터에 있습니까? 택시를 불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일단 내려가시죠.”

이럴 수가! 내 차는 그 사이 수리까지 끝내고 교육관 앞에 멀쩡하게 서 있었다.

생텍쥐페리는 “소중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고 마음으로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머리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아랫사람의 욕구나 불만은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예전에는 “난 박사다!” 외치면 다 따라갔다. 그런데 이제는 바뀌었다. 지금은 “나 밥 산다!” 하면 그리로 사람이 몰린다. 바야흐로 박사 위에 밥사의 시대다. 상대의 마음을 알고자 할지니, 그 마음이 관계를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게 한다.

리더십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열려야 한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감성 리더십이 소통의 열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