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파업으로 말기 암환자 수술도 미뤄져…'환자 피해 현실화'

2024-02-16     이종훈 기자
수원의

"어머니가 폐암 4기라 항암치료로 약 2년간 치료받다가 항암치료 약도 이제 없는 와중에 오늘 갑자기 담당 교수한테 전화가 오더니 수술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시급한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의 피해가 빚어지고 있다.

16일 경기북부의 한 대학병원과 환자 가족 등에 따르면 이 병원의 의사 A씨는 이날 폐암환자인 B씨에게 연락해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수술을 갑자기 연기하자면서 동의를 구했다.

수술이 미뤄진 B씨는 폐암 4기 진단을 받아 지난 2년간 항암치료 등을 받아왔다. 그는 다음 주 수술을 하기로 하고 19일 입원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연기된 것이다.

수술에 앞서 검사를 위해 이날 오전에도 B씨는 피검사와 수술 전 검사 등을 진행했기도 했으나 연기 통보를 받은 것이다담당의사의 이 같은 통보는 오는 20일 예정된 집단파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의 이 같은 속사정으로 시급히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정면으로 피해를 보게 된 상황이다. 연기된 B씨의 수술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B씨의 아들 C씨는 이 같은 내용을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 "환자 생명으로 자기 밥그릇 챙긴다고 협박하는 게 의사가 할 짓인가"라고 토로했다해당 게시물에는 15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 측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수술에 차질이 생겨 일정을 조정한 것"이라며 "환자의 아들(C)가 게시물에 주장한 내용 중 일부는 와전된 것도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