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인천공항 자기 부상철도 1년 6개월 공백 깨고 “다시 달릴 수 있을까?”

​​​​​​​중정비 이유 1년 가까이 멈춰서 “운행방안 못 찾아 시간만 낭비” 궤도시설 전환이 유일한 대안법 배준영 의원 “올 연말 재개할 것”

2023-05-23     남용우 선임기자

[편집자주] 지난해 7월 운행을 중단한 인천국제공항 자기 부상철도가 다시 달릴 수 있을까. 정부와 인천시 등이 수천억 원을 들여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개통한 자기 부상철도는 중정비를 이유로 1년 가까이 멈춰 섰다.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끝내 운영 중단된 자기 부상열차는 현재까지 뚜렷한 개선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애꿎은 시간만 보내고 있다. 이처럼 자기 부상철도 운행 중단이 길어지면서 인천공항 방문객은 물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운행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자기 부상철도를 현행 도시철도에서 궤도로 전환 절차를 추진, 이르면 올해 연말에는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방안이 제시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관련법상 자기 부상철도를 궤도시설로 전환하면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만 자기 부상철도를 운영, 기존보다 운영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어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4천억 원대 예산 투입, 하루 이용객 고작 300여 명

국내 최초로 도입된 인천국제공항 자기 부상철도는 지난 20162월 공식 개통했다. 자기 부상 방식으로 열차가 오가기 때문에 기존 철도에 비해 분진과 소음이 거의 없고 속도도 기존 철도를 상회하는 신기술인 자기 부상철도는 2016년 개통 당시 세계에서 2번째, 국내 최초 도입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돼 향후 기술 수출 등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개통 당시 인천국제공항 내부 교통센터에서 용유동 관광단지까지 6.1구간, 6개 정거장이 개통하면서 인천공항 주변 관광 활성화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개통 이후 이용객 수가 예측치의 고작 10%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계획 당시 1일 평균 예상 이용객은 3~4만 명이지만, 지난 20194천 명에 불과했으며, 2021년에는 300명대 수준으로 매우 저조한 이용률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공사는 매년 100억 원의 유지관리 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어, 자기 부상철도는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내심 기대했던 기술 수출은 단 1건도 성사되지 못했다. 수출은커녕 대구시, 광주시, 대전시 등 국내 지자체들도 노면 트램 방식 등을 변경하는 등 자기 부상철도 방식으로 도입한 곳은 단 1곳도 없었다. 신기술로 각광받았던 자기 부상철도 기술은 전혀 쓸모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결국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방식으로 자기 부상철도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중정비를 이유로 들어 자기 부상철도 운영을 중단했다. 고작 개통 6년 만에 이뤄진 운영중단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방식으로는 자기 부상철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부품 제작사가 파산해 앞으로 유지 운영비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도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지난

# 대중교통 낙후된 용유도 주민 불편 커져

1년 가까운 공항철도 중단은 영종도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가져왔다. 특히 대중교통이 낙후한 용유 무의 지역 주민들은 인천공항을 통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기회를 사실상 박탈당한 것이어서 불만이 높아졌다.

용유동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근하던 대중교통수단이 하루아침에 멈춰 섰다도심보다 적은 사람이 이용해 적자가 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운영하던 대중교통을 주민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도 자기 부상철도 운행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지역 주민과 중구청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지금이라도 인천공항의 접근성 제고와 영종국제도시의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트램 등 대체 교통수단 마련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궤도시설로 전환, 올 연말 운행재개 가능할까

운영비용이 큰 도시철도가 아닌 궤도시설로 전환하는 것은 인천공항 자기 부상철도가 존치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운영방식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 분석에 따르면 궤도시설 전환으로 이용률이 낮은 역사 미운행, 운영시간 단축, 운행간격 증대 등 개선조치를 취하면 약 35%의 운영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인이 올 연말 인천공항 자기 부상철도 우선 재개를 약속,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영종 자기 부상철도 운영이 올 연말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 의원은 자기 부상철도는 2-3단계에 걸쳐 영종과 용유지역 전체를 순환하도록 계획됐지만, 저조한 이용객과 막대한 운영 적자로 몸살을 앓은 것이 사실이라며 용유지역은 대중교통 체계가 매우 열악한데, 자기 부상철도까지 멈추면서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까지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 부상철도를 도시철도법에 따른 도시철도에서 궤도운송법에 따른 궤도로 변경하면 운영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자기 부상철도를 궤도로 변경하기 위한 도시계획시설 변경 내용이 최근 인천시에 공고됐다. 주민, 인천시의회 의견 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궤도사업 신고 등 관련 절차를 거치면 올해 연말부터 운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