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 인공섬 식물, 올해 ‘백화현상’없어

수원시, 서호 생태환경 실태조사

2018-05-14     수원=한연수 기자

명아주·애기똥풀 등 지피류 건강
민물가마우지 등 조류 서식 현황조사
“6월 하순, 아카시나무 숲 보게 될 것”

수많은 민물가마우지 배설물 때문에 나무가 말라죽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수원시 서호(西湖) 인공섬 내 식물 생육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시가 지난 1일 진행한 ‘서호 인공섬 생태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섬 안 나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까시나무는 계절에 맞게 새 잎이 돋아나는 등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었다. 명아주, 애기똥풀 등 지피류(지표면을 덮으며 자라는 잡풀)도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번 조사에는 조류 전문가인 장진문 한국교원대학교 연구원, 수원환경운동연합 김현희 교육팀장과 박상란 활동가, 주영수 수원시 녹지경관과 녹지계획팀장 등 전문가·관계자 16명이 참여했다. 조사단은 둘로 나뉘어 식생(植生)과 민물가마우지 등 조류 서식 현황을 조사했다. 1만 2000㎡ 면적의 섬 안에는 아까시나무를 중심으로 느릅나무, 버즘나무 등 나무 15종, 명아주·애기똥풀 등 지피류 32종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섬 전체에 걸쳐 말라죽은 나무가 다수 발견됐지만 대부분 강한 바람에 뿌리가 뽑히는 등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었고, 민물가마우지 배설물 때문에 말라죽은 것은 10그루 안팎으로 파악됐다. 김 팀장은 이어 “백화현상 때문에 나무들이 말라죽는 것처럼 보이지만 뿌리와 잎 상태를 볼 때 생육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잎이 우거지는 6월 하순이면 아카시나무 숲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류는 민물가마우지 일색이었다. 조사단이 당일 실측한 둥지 수는 1700여 개였고, 둥지마다 새끼 새 2~3마리가 있었다. 조사단은섬 안에 모두 80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주영수 수원시 녹지계획팀장은 “민물가마우지 개체수가 지금보다 급격하게 불어나지 않는 한 올 여름에도 초록섬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