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회생법원 출범에 거는 기대

2023-03-05     중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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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지역 도산사건을 전담하는 수원회생법원이 지난 2일 문을 열었다. 수원지법 파산부가 독립해 부채가 과중한 기업, 개인의 회생과 파산 사건만을 다루는 전문법원으로 거듭난 것이다. 회생법원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 외환위기 때 국제기구의 요구로 본격 됐으며 이후 거의 20년 만인 지난 2017년 서울회생법원이 처음 문을 열었다. 그리고 6년 만에 수원회생법원이 개원의 빛을 보게 됐다.

수원회생법원은 서울회생법원 개원 이후 지방 지역 첫 회생법원이다. 그만큼 기대가 높다. 회생 파산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경기남부지역 기업과 개인의 채무 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원지방법원 관할에는 약 870만명의 인구가 거주 중이다. 크고 작은 소재 기업들도 전국 최대다. 그만큼 파산과 회생에 대한 사건도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수원지법 파산부의 인력 등 문제로 이를 감당하는데 애로를 겪어왔다.

특히 도산사건의 경우 처리 시간이 서울과 비교해 3배 이상 많이 소요돼 민원도 자주 발생했다. 이번 수원회생법원 개원으로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구성도 법인 회생과 일반회생, 법인파산, 개인파산 등 도산사건 전반을 전담토록 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도 있다. 담당자들의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일이다. 그동안 회생법원의 설치 필요성이 대두됐음에도 불구하고 개원이 늦어진 것도 사실 이러한 부분이 많이 고려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철저한 준비로 개원이 이루어졌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문법관제도를 도입하는 등 인사체계를 정비하고 효과적인 금융자문 지원 시스템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신뢰도 간다. 이 같은 법원 체제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개인이나 기업회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성과 전문성, 정확성이다.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지고 한계기업이 급증하면서 구조조정의 속도와 전문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래야 빚더미에 눌린 개인 고통을 그나마 줄여줄 수 있다. 또 파산기업에 속한 근로자들의 2차 피해도 막을 수 있고 새로운 미래도 계획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앞으로 수원회생법원이 경기남부지역 개인 및 기업의 지지부진한 회생과 구조조정을 가속화 시키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기 바란다. 아울러 수원회생법원 개원을 계기로 전국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회생법원 설립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