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노조 은행 영업시간 흔들지 마라

2023-01-31     중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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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업시간이 환원된 지 이틀이 지났다. 코로나19 기간, 1시간 단축됐던 영업시간을 원래대로 회귀시켜 오전 9~오후 4영업을 시행 중이다. 이용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된 만큼 고객들은 환영 일색이다. 하지만 금융노조의 반발이 커지고 있어 완전 환원으로 가려면 진통도 예상된다.

금융노조는 이번 결정이 지난해 산별노조에서 노사 간 다시 논의하기로 해놓은 사항이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영업시간 회귀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면서 영업시간 회귀 결정을 법으로 막는 가처분 신청 등을 진행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은행 영업시간 환원을 놓고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해는 고객의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민들은 노조의 요구가 이해 불가라는 분위기다. 도대체 근무 시간 연장도 아니고 정상화일 뿐인데 이처럼 논란을 일으키며 진통을 유발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지적대로 영업시간 단축은 되는 데 정상화로 되돌리는 건 못하겠다는 논리는 대다수 시민의 동의를 받지 못한다. 특히 은행은 서비스업이다. 예금주의 돈을 갖고 수익을 보는 구조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고객이 갑인데 오히려 은행 노조가 오히려 갑질을 한다면 어느 누가 수긍하겠는가. 이런 노조의 이기적인 처사는 비난받기에도 충분하다. 은행권이 영업시간 회귀를 결정한 이유는 정부가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며 사실상 코로나19 거리두기를 종료했기 때문이다. 당초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의 영업시간이 1시간 단축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가장 강력했던 20217, 4단계 시절이다.

사회적으로도 모든 시설이 거의 격리 수준이었으며 사적 모임은 물론 다중이용시설까지 문을 닫던 상황이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이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됐다. 더불어 대형 마트를 비롯해 백화점, 영화관 등 영업을 단축했던 많은 서비스 편의시설은 이미 영업시간이 정상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은행권 노조만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영업시간 정상화를 흔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차나 연차까지 써가며 은행을 찾는 직장인들의 고충 등 그동안의 불편 사항을 일일이 거론치 않아도 시민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점심시간 영업중단, 4일제 근무까지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환원된 영업시간인 만큼 금융노조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