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규제완화 이후 과제도 많다

2022-11-13     중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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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정부가 대대적 부동산 규제완화에 나선 것은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111주차 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매매가격은 0.39% 하락했다. 인천은 -0.6%로 사상 최대 낙폭을 보이며 최저점을 기록했다. 경기도 주요 도시 또한 비슷했고 서울은 0.38% 떨어졌다. 집계를 시작한 201260.3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경기도 대부분 지역과 인천·세종시 전역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했다. 그동안 투기과열지구는 39, 조정대상지역은 60곳이었는데 이번 해제 결정으로 서울 25개구와 분당 수정구 등 성남, 하남, 과천, 광명 등 경기 4곳만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이중 규제지역으로 남게 됐다.

규제 지역에서 벗어나면 부동산 특히 아파트와 관련된 대출·세금·분양 규제의 상당 부분이 자동으로 풀린다.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도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LTV 즉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은 50%가 일률 적용된다. 또한 서민 실수요자의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늘어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겪고 있는 가격 하락, 거래량 급감, 미분양 증가 등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포함돼 있어 일단 긍정적이다. 특히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시장 상황을 점검해 가며 단계적으로 규제 지역을 더욱 풀어나가기로 한 것은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거래 절벽이 심각하고 금리 인상 등 주택 시장 악재가 많아 위축된 매수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따라서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조정과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정부가 이에 대해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차제에 부동산 시장 전반을 다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주택 임대시장에선 전셋값이 급락하며 역전세난이 심각하다. ‘임대차 2의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과도하게 올랐던 2년 전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분양시장 위축으로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물론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 전반에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각종 규제의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주택시장 안정세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불필요한 것 또한 함께 풀어가야 시너지 효과도 생기고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주택 문제는 민생과 직결되는 문제다. 심도 있게 검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