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무로 된 유명 조각 작품, 야외 방치? 썩어가는 국제작품

아무 시설 없이 ‘시청현관서 갑자기 야외공원으로 옮겨져’ 이천시 ‘막대한 예산 들여 만든 작품, 야외공원서 썩어가’ "마땅한 실내 장소 마련해, 보수 절차 거쳐 이설할 예정”

2022-11-08     송석원 기자
2011년

이천시가 적지 않은 시 예산을 들여 설치한 국내 유명작가의 예술작품을 보전대책 없이 야외에 방치하고 있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8일 이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이천시 복하천변 수변공원에 놓인 이재효 작가의 작품 ‘0121-1110=111103’이 비가림막 등이 없는 상태로 수년째 외부에 방치되면서 나무로 된 작품이 썩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이천온천공원에서 열린 제14회 이천국제심포지엄에서 제작돼 전시된 기념작품으로 보잘것없는 나무토막들이 모여 던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 내부는 철재지만 외부는 나무로 제작됐으며, 작품을 설치할 때 눈이나 비 등으로부터 가림막이 있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제심포지엄 이후 시청 2층 현관에 설치돼 전시를 이어왔다.

문제가 된 것은 2년여 전, 당시 시장이 특별한 이유나 대책 없이 시청에 전시됐던 이 작품을 옮기도록 지시하면서 불거졌다. 그 당시 시청 담당과장은 시장이 (작품을) 보기 싫다고 날마다 옮기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수변공원에 가림막 등 보호시설 없이 작품을 방치되다시피 한 것.

이천문화재단 담당자는 시청 내 전시 과정에서 민원은 없었다. 시청 담당 팀에서 요청을 해 옮긴 것으로 자세한 과정은 심포지엄 사무국에서 알 것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수변공원을 찾은 박모(57)씨는 시청에 있을 때는 웅장하고 보기 좋았는데, 이곳에서 흉측하게 변해 있는 것을 보니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작품을 제작한 이재효 작가는 그 작품은 밤나무를 재료로 제작해 야외에 방치할 경우 색이 시커멓게 변하고 썩을 수밖에 없다. ·비를 맞지 않도록 하고 1~2년에 한 번 오일스테인을 발라줘야 오랫동안 형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지적되자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사무국 관계자는 미국 맨해튼 시내에 이재효 작가의 작품이 있어, 수변공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실내에 마땅한 장소를 마련하는 대로 보수 절차를 거쳐 이설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장소를 물색해 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