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플레 틈탄 시중은행의 이자놀이…정부는 서민의 짐 덜어줘야

2022-06-23     이종훈 기자
이종훈

에너지 대국 러시아와 농업대국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는 전세계적 물가폭등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기름’, ‘농산물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세계화의 부작용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전세계는 이번 전쟁의 부정적 여파를 골고루 받고 있다.

국내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을 추월해 2000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국의 화물차 운송기사들은 벼랑 끝에 몰렸다고 정부의 지원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식용유값과 밀가루값도 폭등했다. 동네마다 있던 중식당들이 줄줄이 문 닫고 있다. 짜장면과 짬뽕 한 그릇 먹기가 힘들 지경이다.

유례없는 가뭄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가뜩이나 가뭄으로 수확량이 적은데 기름값 폭등으로 운송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중간 유통상과 운송기사들, 늘어난 인건비를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한다. 땀 흘리며 수확한 생산자인 농민, 최종 소비자인 서민들만 농산물값 폭등의 악영향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금리를 과감한 스텝으로 인상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풀렸던 지원금과 대출남발, 금리인하 등의 오남용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불렀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걷잡을 수 없게 극단적인 국면을 맞았다.

마치 뜨거운 물에서 찬물로 옮겨간 격이다. 이번에도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사람들은 농민과 같은 1차 생산자들과 자영업자, 직장인으로 통칭되는 서민들이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른바 영끌로 대출해 내 집 한 채마련한 서민들은 살인적으로 치솟는 대출이자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연준은 더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으며 앞으로 국내 대출이자도 더 오를 전망이다. 화폐가치가 올랐다면 예·적금이자도 올라야 하는데 막상 살펴보면 딱히 많이 오르지도 않았다. 대출이자만 급격히 치솟았다.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장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가 좋거나 나쁘거나 은행은 예대마진으로 두둑하게 챙기고 각종 성과급 파티를 벌이면서 1차 생산자들과 서민들의 재산을 야금야금 갈아먹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검찰 출신인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지나친 이윤추구를 삼가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의 첫 타깃은 대형은행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세계적 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판단력과 실행력을 보여줘야 하는 엄중한 시기다. 최우선은 우리사회의 힘이 약한 약자들, 서민들의 무거운 짐을 다소 덜어주는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