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보이스피싱 사기 총책은 ‘탈북자’

중국 산둥성에 거점, 국내 중간책과 모집책 세분화 ‘점조직’

2022-03-23     차영환 기자
경찰은

중국 산둥성에 본거지를 두고 국내 피해자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조직이 경찰에 일망타진됐다. 총책은 북한이탈주민인 것으로 밝혀졌다.

남양주북부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총책 탈북자 A(38)씨 등 4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아울러 해외 도피 중인 콜센터 조직원 4명을 적색 수배했다.

이들은 중국 산둥성에 보이스피싱 콜센터 거점을 두고 2020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피해자 30명을 상대로 약 4억원을 뜯어낸 혐의다. 이들은 시중은행과 금융기관을 사칭하면서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발송해 저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면서 대환대출 상품이 신규 출시된 것처럼 속여 돈을 갈취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고 정부와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도 재난지원금, 재난기본소득을 한창 나눠주던 때라 이처럼 보이스피싱 문자메시지에 당한 사례가 급증한 시기였다.

이들은 등은 국내 현금편취책, 통장모집책, 전달 및 송금책 등 역할을 분담해 명령복종 체계를 강화했고 가명을 쓰면서 서로 대면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하부 조직원을 검거해도 중간책이나 윗선에 대한 정보가 드러나지 않아 검거에 애를 먹었다.

경찰은 끈질긴 추적으로 A씨가 지난해 5월 국내에 입국한 것을 확인하고 검거했으며 잇따라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A씨는 2000년대 초반 탈북해 중국에서 생활하다가 국내로 입국한 뒤 우리나라와 중국을 오가면서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철저히 수사해 엄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