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공부

2020-07-06     송년섭
송년섭

시골에 내려와 살며 농사일에 열중하는 이웃들을 볼 때마다 50년 전 모든 일을 소와 사람의 힘으로, 리어카도 없어 지게로 져 나르던 걸 생각하면서, 과학문명의 발달이 농사에도 파도를 일으켜 세상을 뒤집어 놓았음을 실감한다.

수필공부를 시작한지 수 삼년, 신변잡기나 읊으며 겁도 없이 책도 한 권 냈지만 50년 전 방식으로 농사짓는 농부 같아 부끄럽다.

강의를 들을 때마다 아방가르드, 퓨전을 강조하며 세월 따라 수필도 바뀌어야 된다는 교수말씀에 긍정을 하면서도 쫓아가지 못하니 안타깝다.

독자 수보다도 수필가가 많은 세상에 수필이 읽히려면 남의 가슴을 울리고 나만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는 대목이며 개혁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건 진리가 돼 버렸다.

아기 걸음마로 뒤뚱거리며 남의 뒤를 쫓아다니는 나는 언제쯤 마음 놓고 나의 글을 써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