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역사람 아니면 정치인 절대 안 돼?

2017-09-06     박도금 기자

요즘 이천, 여주, 양평을 보면 내년 6월 13일에 실시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에 출마의 포석을 깔고 각자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물밑작업을 펼치기가 한창이다.

지방선거는 4년 동안 지역을 이끌어 갈 일꾼을 뽑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이천, 여주, 양평 또한 다양한 후보군들이 각자의 출마의사를 밝히고, 자신들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 한 지인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면 당선되기가 어렵다면서요?’, ‘지역에서 태어났어도 타지 생활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여기 사람이 아니라면서요?’ 라는 질문이었다.

참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대부분 이천, 여주, 양평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타지에 나가 공부를 하고 돌아오고,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지역을 위해 일해 보고자 선거에 나온다면 ‘밖에 나가 있던 사람이 지역을 얼마나 알아서 주민들을 위해 일을 한다는 거야?’라는 싸늘한 인식이다. 물론 타지 생활을 하다보면 지역에서 돌아가는 일을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금방 터득 할 수 있다. 오히려 지역이 아닌 타지에서 좀 더 발전적이고 선진적인 방안을 배워왔기에 각 지역에 접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천, 여주, 양평지역에서 태어나고 고향에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이 생활하고 있는데 과연 타지에서 공부를 하고, 직장을 다녔다는 이유로 ‘지역을 잘 모른다’, ‘지역사람이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배척을 한다면 이천, 여주, 양평은 더 이상 발전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점점 더 뒤로 밀려나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

전국동시선거는 지난 1996년부터 실시됐지만 표심을 의식한 일부 후보자들에 의해 무책임한 공약들이 남발되고, 발전적 정책에 대한 판단보다는 혈연, 지연, 학연 등 연고에 따라 선거를 치루는 등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출마자들 나름대로 시민에게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는 각종 정책과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검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표심만을 의식해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무책임하게 남발하며 장밋빛 정책과 선심성 공약을 제시할 뿐이다.

유권자들은 출마자들이 내놓은 각종 공약과 매니페스토 관련 정보를 꼼꼼하게 짚어보고 우리사회에 잔존하고 있는 중앙정치의 바람과 연고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 지역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다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유권자들은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진정한 일꾼을 알아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또,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고 싶은 출마자들은 약속실행을 통해 유권자의 신뢰를 사는 것이 가장 빠른 정치로 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