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콤, 공장허가 등록취소 방침에 ‘소송’ 맞불

2019-04-23     이종훈 기자

고양시가 주민과 합의 내용을 어기고 방사선 차폐 시설을 설치한 휴대용 엑스레이(X-ray)기기 시장점유율 세계 1위 업체 포스콤에 대해 공장허가 등록을 취소하려 하자 업체 측이 소송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고양시는 23일 브리핑을 열고 “22일 포스콤에 대한 청문을 했지만, 포스콤이 공장설립 승인·등록 처리 조건(부관) 무효소송 접수증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는 포스콤이 부관무효 소송을 제기한 만큼 소송결과를 지켜본 뒤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콤 관계자는 “그동안 고양시에 공장등록 허가취소를 위한 청문절차 연기 요청과 대고양시민 공청회 제안, 학부모대표와의 대화 등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고양시가 대안도 없이 청문을 진행해 업체의 생존권을 위해 ‘부관무효 확인청구소송’을 법원에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100여명의 직원이 매일 출근해 일하는 회사를 유해시설이라며 죽이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학부모와 고양시 등이 직접 공장을 방문해 유해시설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2010년 5월 덕양구 행신동 서정초등학교 정문 앞 공장용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51억원에 분양받았다. 이어 같은 해 8월 고양시에 전체면적 1만1637㎡ 규모의 공장신축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서정초 학부모들이 학교 정문 앞에 방사선 관련 제조 업체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고 고양시청 앞에서 한달여 동안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최성 시장이 민원을 이유로 신축 허가를 내주지 않자 포스콤은 고양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해 승소하면서 만 5년여 만인 2015년 12월 겨우 착공할 수 있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국회의원과 고양시, 학부모대책위는 이듬해 7월 포스콤과 4자 협의를 통해 공장에 방사선 차폐시설을 입주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서에 서명했다. 포스콤은 기기에서 방사선이 정상 발생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과 차폐시설이 없으면 이 공장은 무용지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중재를 맡은 고양시 설득에 따라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7년 10월 겨우 공장을 완공하고 고양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포스콤은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곧바로 공장 지하 1층에 휴대용 엑스레이 성능시험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차폐시설을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