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집와이어’ 사라지나‧‧‧정부 추진 제2 경춘국도 현 노선안 확정시 철거 불가피

2019-03-31     가평=정경환 기자

국내는 물론 외국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은 남이섬의 짚와이어(Zip-wire)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2경춘국도의 노선이 이곳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1일 경기관광공사, 가평군, 원주지방국도관리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국내는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남이섬의 짚와이어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남이섬의 짚와이어는 높이 80미터에서 남이섬을 입장하기 위해 이용하는 시설로, 여객선(배)을 타고 들어가거나 짚와이어를 이용해야 한다.

지난 2010년 이 곳 북한강의 수려한 경관을 내려다보며 탈 수 있는 아이디어와 재미, 스릴이 더해진 짚와이어가 탄생해 관광객들로부터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개장 8년 만에 탑승객 5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2022년 착공을 목표로 9000억 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남양주 화도읍 금남리∼춘천시 서면 당림리를 연결하는 길이 32.9㎞(왕복 4차로)의 제2경춘국도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검토하고 있는 노선(안)은 남이섬과 인근 자라섬 사이를 지나가게 돼 있다.

이로 인해 짚와이어가 설치된 지 9년(현재 시점) 여 만에 철거되거나 운영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노선이 확정될 경우 짚와이어를 철거하거나, 철거하지 않더라도 도로 위 또는 아래로 시설이 지나갈 수밖에 없어 탑승객 안전 문제로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국도 교량 교각 등으로 인한 주변 경관 훼손 및 선박 운항 차질 등으로 남이섬 관광객 유치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짚와이어 운영업체인 자나라인 등은 제2경축국도의 노선안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가평군도 입장은 마찬가지로 낙후 지역 개발 및 짚와이어 운영 차질 등을 이유로 노선 변경을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요구하고 있다.

주민 김민석(56) 씨는 "남이섬의 짚와이어가 없어진다면 한류 대표 관광지인 남이섬의 인기도 사라지는 것"이라며 "지역의 경제를 위해서라도 수려한 경관을 내려다 보며 즐길 수 있는 짚와이어는 존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현재 국토관리청의 제2경춘국도 노선(안)이라고 알려진 것은 지자체 협의 등을 위해 대략 만든 것이며, 최종 노선안은 지자체 협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며 “남이섬 짚와이어 문제 역시 노선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금 뭐라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